D-2주 드디어 퇴사 면담

몇주간 준비했던 면담을 드디어 실시하다.

by 초봉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결심한 지도 20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 나름의 미래도 준비하면서, 회사와도 현명한 이별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참 많이 어렵습니다. 작년에도 임직원 일부가 희망퇴직이라는 명목으로 회사를 떠나셨고, 올해도 예정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여기저기서 희망퇴직을 암암리에 하는 사람들이 있어 저도 때가 되었다는 판단에 부서장과 면담을 했습니다. 경제적인 부분을 포기할 순 없기에 희망퇴직으로 일부 금액을 보전받고 싶은 마음도 없지 않았습니다.


의지가 확고했고, 생각이 명확했으며, 면담 전 와이프와의 통화로 마음을 다잡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마음이 차분했습니다. 사실 부서장과의 사이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것이 살짝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별로 마음에 담아두지않고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안 돼』


"퇴사하겠습니다. 희망퇴직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요."라는 내 말에 돌아온 부서장은 첫 마디는 "안돼"였습니다.당연히 나올 줄 알았던 그 대답이 나왔습니다. 부서장 입장에서는 입사 9년차에, 하위고과를 받은 적도 없고, 올해 막 과장으로 진급한 제일 믿을 만한 부서원이 퇴사를 한다고 하니 순순히 받아들이기는 힘들겠죠.

평소 부서장의 스타일을 알기에 논리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미리 가족과 협의도 했으며, 내 스스로 약속을 했던 부분이고, 내 미래를 위해 지금이 변화를 줄 타이밍이다'등으로 말이죠. 이야기를 들으면서 부서장도 나의 퇴사 발언이 ‘증흥적이거나’, '뭔가에 욱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미리 오래전부터 준비된' 퇴사 통보라는 것을 느꼈나 봅니다. 과거 자신의 사례를 들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의 면담의 마지막에 부서장은 "내가 너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기에 남으라고 붙잡을 수 없고, 희망퇴직 가능여부를 확인해보겠다. 결정되는 동안 업무는 소홀히 하지 말자."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몇달 전 우리 부서의 다른 누구도 그렇게 문의를 했다가 마지막에 최종적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으로 확정지은 적이 있으니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누구는 내가 겪어온 동료들(상사편)의 컬링선수형 상사였습니다)

저는 마지막으로 "제 결정을 바꿀 일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주변에 소문이 나도 저는 관계없습니다."라고 말했고, 제가 초기에 생각했던 그리고 하고자 하는 방향대로 면담은 잘 끝난 것 같습니다. 단, 제가 희망퇴직의 대상이 될지 안될지가 남은 것이죠. 안된다고 하면 2단계 작전을...!

『섭섭하겠다』


저를 제일 잘 알고, 가장 친한 친구가 했던 말입니다. '아무리 상항이 그래도 회사를 그만둔다는데 직속상관은 잡아야 하지 않느냐'라는 생각을 가졌던 모양입니다.


제 친구에게도 했던 말이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장이 침몰해가는 배를 살릴 수 있다면 유능한 선원을 붙잡아서라도 '같이 살려보자'고 설득을 하는 것이 옳지만, 선장도 이 배가 어떻게 될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무작정 선원을 붙잡는 것은 선장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고. 그런 면에서 우리 부서장은 옳은 선택을 해준 것 같다고.

다음 한 주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구설수에 많이 오르내리는 한 주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조용히 끝날지도 모르고요. 어찌되었건, 면담을 하고 나니 홀가분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도 저의 다음주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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