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는 키가 크지 않은 편이지만, 녀석은 키가 어느정도는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녀석이 나오던 날 녀석의 팔과 다리가 생각보다 길어 기뻐하기도 했다.
녀석의 첫 별명은 녀석이 태어난지 70일이 될 즈음 내가 지어준 '쭈그리선수'였다. 누워서 정면 위를 보지 않고 항상 자기 머리 위쪽을 보려고 하는 녀석의 행동으로 녀석의 이마에는 늘 진한 '삼(三)자' 주름이 있었는데, 그걸 본 내가 지어준 별명이다. 그 뒤로 100일이 넘을 때까지 녀석은 쭈그리선수로 불렸고, 뒤집기를 한 이후에는 더욱 진한 삼(三)자 주름이 생기곤 했다.
그러던 중 최근 녀석이 뒤집기를 하고, 위쪽을 보는데도 주름이 생기지 않는 현상을 목격하였다. 자세히 살펴본 결과 녀석이 살이 포동포동하게 쪄서 이마에 주름이 생기지 않는 것이었다. 되돌아 생각해보니, 설 연휴에 녀석을 보신 부모님들이 "이제는 좀 덜 서글프네", "이제는 목도 잘 가누고, 만질 것도 좀 있네"라고 하신 말씀이 결국 '녀석은 살쪘다'를 의미하신 것임을 알게 되었다.
또 하나. 녀석이 쭈그리선수 시절에도 녀석은 2개의 턱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우리 부부는 "마른 녀석이 턱이 2개라 신기하네. 나중에 없어지겠지?"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그 2개의 턱은 녀석의 풍채와 제법 잘 어울렸다. 이런걸 턱은 그대로인데 얼굴이 커졌다고 해야하는건가.
여튼, 녀석의 별명은 쭈글이 선수에서 빵덕이로 바뀌었다. 그것도 애법 크다. 그 덕분에 처음 길었던 팔, 다리는 "뭐야 저게 다 핀거야?"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아주 짧아 보인다. 또, 손발톱도 살에 다 파묻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빵덕이라도 녀석이 건강하니 다행이다. 살이야 나중에 빵떡이가 걷고, 뛰는날 같이 운동하며 빼주면 되니까(축구공을 있는 힘껏 멀리 차줄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