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아프냐? 나도 아프다

by 초봉

사람이 아프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그건 애기도 마찬가지다. 나는 비교적 고통에 강한 편인데, 그래서인지 아내나 녀석이 아프면 '대신 내가 아프면 좋을텐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물론, 내가 아닌 다른 많은 남편, 아빠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은 아프기 전에 꼭 신호를 보내주기에, '아플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몸을 꽁꽁싸메고 따뜻하게 누워서 푹자면 어느정도 나아진다.

녀석이 아팠다.


약 2달 전 감기로만 생각했는데, '모세기관지염(세기관지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기침을 하고 숨을 쉴 때마다 약간 '가랑가랑'하는 소리가 나는 것과 재발의 우려 및 만성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감기와는 조금 다른 점이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처음으로 녀석이 아픈 것이라 와이프와 나는 참 많이도 걱정을 했다.

약 일주일 정도 녀석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평소 안하던 기침을 하고, 잘 때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우리부부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던 것이 있었으니...녀석이 아픈 와중에도 너무도 방긋방긋 웃고 있는 것이었다. 어떤 이유가 되었건 지켜주지 못한 부모는 미안한 마음 가득 녀석을 바라보는데, 녀석은 '괜찮아요. 너무 걱정말아요'라고 말하는 듯 우리부부를 보며 너무도 방긋방긋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와이프는 수없이 눈물을 훔쳤다.

'자식이 아프면 부모마음이 찢어진다'라는 말은 '자식이 아픈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이라기 보다는 '자식이 병을 이기려고 애쓰는 것을 보는 부모의 마음'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아팠다.


지난 주 목이 따끔따끔하고, 콧물이 나는 등 감기에 걸렸다. 예전처럼 이불을 꽁꽁싸메고 누웠으나, 이제 조금 늙은(?) 것인지 하루만에 낫지는 않았다.

약 3일 정도 고생을 했던 것 같다.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그보다 더 고역이 있었다. 평소에 '빵떡'이라고 부르며 놀렸던 녀석이 내가 아프기 시작하니 왜 그렇게 이쁘게 보이는 것인지. 그리고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그리도 하는지. 그리고 아픈 아빠를 보며 그렇게 미소를 빵빵 날려주는 것은 '어서 나아서 나를 좀 안아주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녀석이 아픈 것을 볼 때는 '녀석이 병을 이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 많이 안스러웠다면, 내가 아플 때는 '녀석 가까이에 가지 못하기에' 참 많이 서러웠다. 우리 가족을 포함해 부모와 자식 모두 건강한 육아를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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