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7주 보고의 기본은 내용이 아닌 폰트

글자체 바꾸고, 줄간격 맞추다 보고는 언제 하나

by 초봉

『보고서(Report)』


보고서는 특정한 일에 관한 현황이나 그 진행사항 또는 연구, 검토결과 등을 보고하거나 건의하고자 할 때 작성하는 문서이다. 보고서 작성자는 상대방에게 보고 내용을 정확히 전달해야 하며, 정확한 보고를 위해서는 불필요한 내용의 보고는 억제하고 주관적인 생각을 적기보다는 사실에 입각하여 공정하게 사실을 작성해야 한다.(출처:네이버)

대기업에 근무하다 보면, 아니 어떤 회사에 근무를 하든 누구나 보고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 보고서가 단순 가십(gossip)거리로 치부될 수 있는 동향보고도 있겠지만, 회사의 긴박한 경영상황에 대한 내용, 본인 연봉의 몇 배에 해당하는 큰 금액의 투자에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보고서는 회사 생활의 근간이며,절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이고, 회사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요소임은 분명하다.

『질문이 나오지 않게 구체적, 눈에 잘 들어오게 1장』

많은 상사들은 위와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요구한다. 질문이 나오지 않게 구체적으로 작성을 하다 보니 1장이 넘어가고, 1장으로 요약을 하다 보니 중요도는 비교적 낮으나 독소조항에 대한 언급이 빠져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도 말이다. 특히, 현장과 직접 부대끼는 사람이 아닌, 관리나 인사 등 간접조직의 경우 그런 형식적인 면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입사 2년차에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무능하다고 생각하던 차장에게 5번의 보고를 한 적이 있다. 그때 작성했던 보고서를 지금 다시보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내용이 볼품이 없었는데, 그때 그 차장은 내용에 대한 지적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었다. 단, '글자체가 안좋다', '글자 간격이 이상하다', '제목양식이 대학교 보고서 같다'라고 지적만 할 뿐이었다. 내용에 대한 조언을 해 줄 능력이 되지 않는 윗사람은, 자신이 윗사람이라는 자존심 때문에 ‘OK’를하지 않고, 굳이 그렇게양식으로 꼬투리를 잡는 것을알게 된 것은 약 1년이 지난 뒤였다.

『보고서를 수정하다 보고는 언제...』


내가 만난 상사 중 가장 보고를 잘 받는다고 느낀 임원이 있었는데, 그 분은 매우 긴급한 업무의 경우는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를 하시기도 했다. 또한, 양식보다는 내용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셨던 분이었다. 그러나 대다수의 상사는 '글자체는 바탕체, 두껍게, 폰트는 18...' 이런 양식으로 꾸며진 문서를 보기를 희망했다.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었다. 그 보고서에 결제를 하는 상사마다 원하는 양식이 달라 수정하기를 여러 번, 결국 오늘 의사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부분이 다음날이 되어서야 결정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 '샤오미'를 검색해보면 유독 '가성비'란 단어가 눈에 띈다. 비록 다른 제품에 비해 다소 투박한 부분은 있으나, 실제적인 역할 및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내가 생각하는 보고서도 마찬가지다.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정말 중요한 내용은 정해진 양식으로 작성하겠지만, 대중적이고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제품(보고서)은 양식보다는 내용을 중요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빨리 실행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 CEO들의 연봉이 점차 증가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CEO의 정확하고 빠른 의사결정이 그 회사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커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처럼 비교적 규모가 작은 회사는 CEO가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적기에 선택이 이뤄지겠지만, 내가 근무했던 대기업처럼 보고 내용이 아닌 양식의 수정으로 보고 시기가 늦어버린다면, CEO의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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