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마음을 열어본다.

열다섯번째 날

by 꼼마

서점에 가다.



오늘 아침에도 쿠미코 게스트하우스엔 아침을 먹으라는 목소리가 청량하니 울려 퍼진다. 오늘은 일하시는 인도 아주머니가 배고픈 여행자들을 깨우신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식사를 하고 서점으로 향한다. 인도 서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10시 반은 되어야 문을 연단다.


한참을 기다려 서점에 들어간다. 작은 골동품 상점 같은 느낌이랄까? 책들은 대부분 낡고 지저분하다. 우리나라의 낡고 오래된 중고서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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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사고 싶은 책이 있어 한참을 책장을 뒤지고서야 찾았다. 무려 300루피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가격표를 곧이 곧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깎아줘'


결국 260루피에 책을 한 권 샀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인도에서 책은 꽤나 값비싼 물품에 속한다고 한다. 실제 서점에서의 책 가격은 한국의 그것보다 저렴하기는 했지만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다. 인도의 물가를 생각하면 상당히 비싼 물품이다.


그래서 그런가. 책을 읽는 인도 사람들을 많이 접하지 못했다.




성자의 축복



갠지스 강변을 걷다 성자를 만났다. 수행자인듯한 그는 갑자기 악수를 청한다. 그리고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인지는 몰라도 헤어질 때까지 손을 꽉 쥐고 놓지 않는다. 손을 잡고 나에게 주문을 외워줬다.

'옴 나마 시바야. 옴 나마 시바야. 옴 나마 시바야'


그리고는 이마, 어깨를 툭툭 쳐주면서 중얼중얼거리신다. 아직은 어리숙한지 중간중간 문구를 까먹어서 버벅거리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를 몇 번을 반복한다.

'너의 나쁜 기운은 갠지스 강에 다 던져버리고, 좋은 기운만 남겨뒀어. 앞으로 모든 일이 잘 풀릴 거야.'


한참을 주문을 외워주신다. 그리고는 웃으시며 돈을 달란다.

'역시 그럴 줄 알았다.'


동전을 주겠다고 하니 종이돈을 달란다.

'왜? 혹시 기도의 정도가 돈에 관련되어 있는 거야?'


마침 심심했던 찰나이기에 말을 붙여본다. 왜 기도와 물질의 정도가 그렇게 큰 상관이 있는가? 그는 진정한 축복을 받기 위해서는 물질을 사고 그것을 갠지스강에 바쳐야 한다고 했다.

'왜? 그럼 가난한 사람들은 축복을 많이 받지 못하는 거야? 시바신이 그걸 원하셔?'


그는 그래도 막무가내다. 돈을 많이 내야 축복의 효과가 있지 동전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단다. 부자는 많이 내야 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내야 한단다. 그러면서 인도의 모디 총리도 많은 돈을 바쳤기에 지금의 총리가 되었단다.


한참을 옥신각신하고 있었다. 한쪽은 돈을 받아내려는 사람, 한쪽은 돈을 내지 않으려는 사람. 그 모습이 꽤나 재미있는 구경거리였는지 지나가는 사람들이 멈춰서 구경을 하고 가거나 키득키득 거리며 지나간다. 길을 지나가던 한 여행자가 구해준다.

'오! 여기서 만나네요! 우리 빨리 갑시다!'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기도해준 아저씨에게 5루피를 쥐어준다. 아저씨의 일그러진 표정이 가관이다.




다시 만났네요.



알고 보니 그 여행자는 델리에서 여행을 시작할 때 잠깐 이야기를 나눴었던 남자다! 신기하게도 델리에서 시작된 인연은 바라나시에서 그 중간 매듭을 다시 만들려 한다.


그동안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꽤나 재미있다.

조드푸르 대신 자이푸르로 가버린 이야기, 기도해주는 사람에게 얼떨결에 700루피를 주고 팔찌 하나만을 달랑 받은 이야기, 몇 번이나 소똥을 밟은 이야기 등등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많이 가져왔다.


동행하고 있던 여성분도 재밌다. 5년 전에 인도 여행을 왔었고, 너무도 그리워 5년 후인 지금 다시 인도를 찾았단다. 혼자 인도를 여행한다니 굉장히 용감하다. 인도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돈을 벌어 그 돈으로 계속 여행을 다니는, 그런 여행 중독자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곽씨의 1년 대학 선배란다.

'이런 우연이 있나!'


정말 넓고도 좁은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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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장터



바라나시엔 크게 2개의 화장터가 있다. 한 곳(Manikarnika 가트)은 굉장히 크고 붐비는 반면 나머지 한 곳(Harishchadra 가트)은 상대적으로 작고 조용하다고 하여 오늘의 멍 때리기 장소로 선택! 특이한 건 Harishchadra가트엔 정부에서 설치한 전기 화장터가 있는데 이용률이 굉장히 낮다고 한다.


멍하니 앉아 바라본다.


먼저 시체를 갠지스강 물에 적신다. 잠시 후 뒷머리만 조금 남기고 머리를 다 민 장남이 흰 옷을 입고 짚에 불을 붙여온다. 시체 주위를 5바퀴 돌고 불을 지핀다.


불이 활활 타오르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그 주위에 앉아 멍하니 말없이 앉아있다. 슬픔을 애써 억누르는 사람의 표정에서 그의 슬픔이 느껴진다.


돌아가신 분이 살아생전 어떤 분이셨을지 짐작해보기도 한다. 어떤 사람 주위에는 서너 명만 있는 반면, 어떤 사람 주변엔 이삼십 명이 모여있다. 어디엔 최소한의 나무만 쌓여 있고, 어떤 사람은 꽤나 많은 양의 나무로 태워진다.


화장터엔 소, 염소, 개들이 많다. 소와 염소는 시체 주변에 둘러져있던 꽃을 사브작사브작 씹어먹는다. 개는 시체 주변을 돌아다니며 꼬리를 흔든다. 가끔씩 화장터 위로 연이 낮게 날기도 한다. 크리켓 하는 소년들이 잘못 보냈는지 테니스 공이 화장터로 넘어와 꼬맹이들이 왁자지껄 몰려와 공을 주워가기도 한다.



화장터 주변엔 그렇게 다양한 사람, 동물들이 살아간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 모습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들에게 죽음이란 슬프지만 그래도 일상으로 다가온다.


2~3시간이 지나 시체가 다 타고 재만 남았다. 머리를 민 상주가 갠지스 강 물을 항아리에 담아와 물을 뿌리며 불을 끈다. 마지막으론 항아리를 머리 뒤로 던져 깨뜨린다. 그리고 재 속에서 남은 흔적을 새로운 항아리에 담아 간다.



시체 타는 냄새인지 오묘한 냄새가 화장터 주위에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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