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대게잡이 해보셨어요?

니들이 게맛을 알아?

by 꼼마

"대게 삶아물래?"


구석에서 추위에 벌벌 떨며 선원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 우리에게 선장님이 한마디 던지셨다.

아… 이 얼마나 단비 같은 한마디인가!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콜!’을 외쳤다.

배 위에 있는 커다란 냄비에 대게를 꾸겨넣었다.

정말 말 그대로 꾸겨 넣었다.

30분 동안 삶고 먹으라는 말에 우리는 7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냄비 앞에 앉았다.

이래도 될까 싶었지만 그래도 언제 배 위에서 갓 잡은 대게를 먹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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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이 게맛을 알어?"


날이 점점 밝아온다.

부글부글 끓는 냄비에서도 게 향이 점점 진해진다.

뱃멀미 때문에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도 대게가 얼른 삶아지기를 기다린다.

얼추 삶아진 것 같아 뚜껑을 열어보니

하… 이건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진한 바다 향과 특유의 게 향이 가득 담긴 연기가 코를 덮친다.

이건 정말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무언가에 홀리듯 게를 집어 들어 입에 넣었다.

와… 이게 게맛이구나…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는 광고에 이런 깊은 뜻이 있었구나…

찬 바람이 몰아치고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 위에서 먹는 게는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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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018년. 안녕 2019년."


냄비에는 아직 게가 가득 남았지만 너무 배가 불러 뚜껑을 덮어놓을 때쯤 저 멀리서 노을이 보이기 시작한다.

배 위에서 맞는 18년의 마지막 해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운 18년이었다.

2019년은 어떤 일들이 생길지 궁금하다.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는 모든 일에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는 것!

2019년에는 30대의 나를 위한 기반을 단단히 세워두는 것이 목표다.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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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이다."


해가 뜨고 다른 선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선장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장님은 오래전 결혼을 하고 처갓집이 있는 이곳 동해로 오셨다고 한다.

그리고 뱃일을 시작하셨다.

그 당시에는 배를 타면 꽤나 큰돈을 벌 수 있는 시절이었다고 한다.

잡일을 하는 선원에서 시작한 선장님은 이런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선장은 나보다 일도 많이 안 하는데 내 월급에 3배를 받네?’

그때 이후로 선장이 되는 것을 목표로 부단히 노력해 항해사, 기관사 자격증을 따셨다고 한다.

많은 곳에서 제안이 왔고 그곳에서 선장으로 일을 하셨다.

지금 운영하고 있는 배가 9.7톤인데 60톤짜리 배의 선장 일을 하면서 일본 근처까지도 조업을 하셨었다고 한다.

그렇게 돈을 모아 10년 전 선장님의 개인 배를 사고 지금의 선원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으시단다.

그리고 자랑스레 여러 자격증과 배에 대한 지식을 보여주셨다.

바다와 함께한 한 남자의 인생의 깊이를 감히 나는 헤아릴 수 없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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