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1932년 4월 27일, 연방준비은행은 미국인 소유인 75만 달러의 황금을 독일로 보냈습니다. 1주일 후에는 30만 달러의 황금을 같은 방식으로 운반했습니다. 5월 중순에만 무려 1,200만 달러의 황금이 연방준비위원회와 연방준비은행에 의해 독일로 향했습니다. 독일로 향하는 황금 운반선은 거의 1주일에 한 번 꼴로 운항되었습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나는 미국 은행의 저축자들이라면 미연방준비은행이 자신들의 돈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Congressional Record, 1932 p1259-96
화폐전쟁에서는 금융 세력이 하나같이 정보의 불투명성, 비대칭성을 이용해 주머니를 두둑이 불리는 장면들이 나옵니다. 위에서 소개한 1932년 의회에서의 맥패든 의원 발언에서 이를 더욱더 느낄 수 있습니다. 결국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여 만든 공유 자원(세금, 예금 등)을 공유 자원의 관리자가 남용한 것입니다. 이 같은 사건은 비단 과거의 유물만은 아닙니다. 현재에도 이러한 관리자의 비도덕성으로 인한 사건, 사고들은 매일매일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유 자원 관리자의 비도덕한 행동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공유 자원을 관리하는 사람들을 믿을 것이 아니라, 투명하게 설계된 시스템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함'과 '기술적 투명성'이 이에 대한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단순함이라 함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 기술적 투명성은 시스템의 구성, 절차 등에 상관없이 기술적으로 투명하게 감시될 수밖에 없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 사회의 조세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해가 지나면 새로운 조세 법령이 쏟아져 나오고, 온갖 복잡한 분류와 절차는 세무사 조차도 헷갈려합니다. 조세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복잡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복잡한 시스템이 관리자의 배만 불려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가 납세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이해하고 감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조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관리자의 만행을 방지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입니다.
납세 시스템의 단순함이 보장된다면 이제는 납세를 통해 만들어진 공유 자원이 적절하게 사용되는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공유 자원을 관리하는 소수의 몇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그런 시스템 말입니다. 최근 발생한 라임 사태는 투명한 시스템, 더불어 이 투명한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합니다. 투명성, 위변조 불가능성을 위해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실제로 태국 국세청은 세금 납부 추적에 블록체인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화폐전쟁 책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세금이라는 공유 자원의 남용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준다는 것입니다. 작은 일에 대해서는 개인의 권리를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가, 오히려 조세라는 우리 삶에 어마어마한 영향력을 끼치는 시스템에 대해서는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