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개발자의 퇴사 일기
'하... X같은 회사! 진짜 더러워서 때려친다!'
이런 극적인 퇴사를 기대하셨다면 살포시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아니 댓글에 욕 달지 마시고 이렇게(←) 생긴 버튼이요. 제 퇴사 스토리는 굉장히 잔잔해요. 적어도 퇴사를 마음먹은 이후부터 지금(퇴사 직후)까지 말이에요.
'팀장님 커피 한 잔 하실래요?'
고작 커피 한 잔 하자는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어요.
'커피 두 잔 주세요.'
팀장님 한 잔, 저 한 잔. 잘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를 시켰죠.
'팀장님, 저 회사 그만두겠습니다.'
그리고 흐르는 정적. 그렇게 퇴사를 시작했어요.
회사 설립 초기에 한 자릿수 사번을 달고 인턴으로 입사한 지 벌써 2년 6개월. 함께하는 사람들은 어느덧 30명이 훌쩍 넘었고, 제가 주도적으로 개발하여 런칭한 서비스도 한 손으로 셀 수 없게 되었어요. HTML, CSS도 모르던 저는 어느새 동료들에게 인정받는 개발자가 되었고, 2년 전의 저에게 훈수를 둘 수 있을 정도로 많은 부분에서 성장했답니다. 앞으로도 이 회사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많겠지만 저는 다른 곳에서 기회를 찾아보기 위해 사표를 던졌어요. 이제부터 제 퇴사 전과 후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