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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마 Jan 12. 2021

개발자의 식당 창업기 | #7 설비 구매

이제 냉장고와 화구를 사보자.

 지루한 작업은 모두 끝났다. 이제부터는 조금 더 실질적인 일을 해야 한다. 바로 주방 설비 구매하기! 우선 주방에 냉장고, 온장고 등 대형 설비에 대한 정리부터 시작하자. 일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필요한 설비 리스트업 하기

2. 주방 배치도 만들기

3. 설비 견적 받기

4. 설비 구매하기

5. 설비 설치하기




1. 필요한 설비 리스트업 하기


 일단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들을 나열해보자. 하려는 음식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장비가 천차만별이겠지만 나는 다음과 같은 장비가 필요했다.  


화구

전자레인지

음료 냉장고 (야채, 음료 저장용)

4문 냉동, 냉장고 (저장용)

반찬냉장고 (메인 토핑용 & 반찬용)

온장고 (밥 저장용)

전기밥솥


 여기서 화구와 냉장고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주문이 하나 들어올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화구가 있기 때문에 같은 시간 안에 최대한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많은 화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냉장고도 부족한 것보다는 남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판단했다.


 내가 들어가기로 한 공유 주방은 기본적인 설비를 제공한다. 그래서 추가로 필요한 설비만 구매하면 된다. 즉, 초기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된다! (물론 고스트키친에서 제공해주는 설비의 가격은 임대료에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내가 들어가는 공간에는 고스트키친에서 기본적으로 4문 냉장고 2개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나머지 설비만 구매하게 되었다.





2. 주방 배치도 만들기


 필요한 설비를 리스트업 했다면 이제 주방에 설비를 배치하기 위해 간단하게 주방 도면을 그려야 한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이 도면을 그릴 때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멋진 도면을 그리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대충 그리더라도 치수를 최대한 정확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지 않으면 비싼 돈을 들여 구매한 설비가 주방에 맞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PPT로 대충 그린 주방 도면


 위 이미지는 내 주방의 도면이다. 화구는 반드시 배기 후드 아래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 길이 3.14m까지 구매할 수 있고 음료 냉장고, 반찬 냉장고, 온장고 등등은 '빈 공간' 혹은 '작업대' 위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내가 구매해야 할 설비를 배치한 그림은 아래와 같았다.


설비를 배치해 본 도면




3. 설비 견적 받기


 여기서부터는 필드로 나가야 하는 타이밍이다. 요새는 온라인으로도 필요한 설비를 바로 구매할 수는 있지만 그래도 여러 오프라인 매장을 돌아다니며 기초 지식을 얻는 과정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온갖 주방기기들이 다 모여있다는 황학동으로 향했다.


 황학동 가구 거리는 신당역 1번 출구 바로 앞에 있어서 찾기 어렵지는 않았다. 황학동은 생각보다 굉장히 한산했다. 사람이 별로 없는 시간대에 방문을 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경기가 어려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무작정 주방 설비를 판매하는 가게에 들어가 견적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사실 냉장고, 화구 등등에 대해 아무런 기초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사장님들에게 아주 초보적인 것들부터 하나하나 여쭤보았다. 어떤 브랜드가 좋은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여러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화구 → 브랜드 상관없음

전자레인지 → 인터넷으로 구매

음료 냉장고 (야채, 음료 저장용) → 브랜드 상관없음

4문 냉동, 냉장고 (저장용) → 공유주방에서 제공

반찬냉장고 (메인 토핑용 & 반찬용) → 우성, 유니크 둘 중 하나

온장고 (밥 저장용) → 브랜드 상관없음

전기밥솥 → 인터넷으로 쿠쿠, 쿠첸 제품 구매


 결국 냉장고, 화구만 황학동에서 구매하고 나머지는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렇게 여러 업체에서 견적을 받았고, 가장 저렴한 업체를 선정했다. '거송주방'이라는 업체인데 사장님이 굉장히 친절하시고 가격도 다른 곳보다 상당히 저렴했다.


(+) 찾아보니 요새는 온라인으로 견적을 받는 서비스가 나왔다고 한다. 황학동 온라인이라는 서비스인데 굉장히 깔끔하게 잘 정리가 되어있다.




4. 설비 구매하기


 구매할 업체를 선정하였으면 이제 배송받을 구체적인 날짜와 세부사항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냉장고는 기성품이라 바로 구매할 수 있지만, 화구의 경우 대부분 주문과 동시에 제작을 하는 방식이라 3~4일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구매를 결정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으면 이제 설비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5. 설비 설치하기


 약속의 날이 다가오면 주문했던 것들이 주방에 속속들이 도착한다. 앞서 그렸던 도면대로 주방 기물들을 배치하면 완성이다. 냉장고와 기타 가전제품의 경우 콘센트를 꼽으면 설치가 완료된다. 하지만 화구의 경우 비용을 지불하고 가스를 설치 및 점검하여야 하기 때문에 일단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


설비를 배치한 후의 주방 모습


 이렇게 주방이 하나 둘 차기 시작하면 왠지 모를 뿌듯함과 설렘 그리고 걱정이 찾아온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하는 마음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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