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Life

혼밥

그리고 식당

by 꼼마

나는 혼밥을 참 좋아한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주위의 것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볼 수 있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도 천천히 먹을 수 있어서 좋다.


그렇게 밥을 먹다 보니 몇 가지 생각이 들어 글로 남긴다.



1. 선불결제와 후불 결제



식당마다 식사 전에 결제를 할 것인지, 식사 후에 할 것인지를 결정하여 운영한다. 그리고 그 둘에는 큰 차이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선불결제는 주로 작은 규모의 식당, 간단한 메뉴 등의 어찌 보면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곳에 많이 사용된다. 어쩌면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요즘 세대에게 심리적으로 편안한 방법이라고 생각이 든다.

선불과 후불의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접촉'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인건비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겠지만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식사를 끝내고 나서는 사람들과 종업원의 접촉을 통해 대화를 하고, 그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겠다. '이 식당은 왜 선불로 계산을 받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간혹 있다. 내가 계산을 안 하고 도망갈까 봐 그런가? 나랑 이야기하기가 싫은가?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어떤 방식이 정답이다 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식당의 종류, 차이, 브랜드 등에 맞춰 적절한 선택을 해야 할 듯하다.



2. 그릇의 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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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큰 그릇에 적은 양의 음식이 나올 때가 있다. 큰 반찬 그릇에 깍두기가 두세 개 들어있다든지 말이다.

이 경우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 번째는 '절약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반찬을 푸짐하게 담아서 준다. 그러면 정이 많아 보이고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남겨진다. 이를 재활용하는 식당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음식물 쓰레기로 전락한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음식을 조금씩 주는 것 같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두 번째는 '쪼잔하다'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며 솥뚜껑 같은 그릇에 눈곱만 한 음식을 내온다. 이는 괜찮다. 암묵적으로 그런 곳이라는 동의를 하고 고객이 되는 것이기에 이에 불만을 갖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가는 식당에서 이는 부정적으로 다가온다. 먹기도 전에 양이 너무 적다고 생각이 들며 조금이라도 이윤을 더 남기려고 이러나?라는 생각도 든다. 이 음식을 더 달라고 종업원에게 말하는 것 자체도 개인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굳이 적은 양의 음식을 제공하려면 그릇의 크기가 작아야 한다.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큰 그릇에 조금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작은 그릇에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온다.



3. 종업원의 유휴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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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이 항상 바쁘면 주인의 입장에서 좋겠지만 항상 수요와 공급을 정확히 맞출 수는 없다. 그렇기에 종업원이 쉬는 시간이 생긴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역시도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며칠 전 주방 바로 옆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약간 한적해서 종업원은 내 근처에서 서성이거나,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런 의도가 없었겠지만 괜스레 내가 어떻게 먹는가를 감시당한다는 생각과 함께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종업원이 서로 수다를 떨고 있거나, 앉아서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부탁을 하기 미안한 마음과 대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그렇다면 유휴시간에 어떻게 하는 것으로 권장해야 손님도 좋고 종업원도 좋을까? 정답은 없다. 식당의 분위기에 따라 룰을 만들면 될 것이다.



식당은 하나의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경험은 세세한 것에서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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