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날
저녁이 되니 굉장히 춥다.
너무 추워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저 앞에 보이는 유니클로에 들어가 후드를 하나 샀다.
옷을 사기 전에 분명 가격표에는 29.9 달러라고 적혀 있었는데 실제로는 32달러 정도를 달라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세금'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응? 부가가치세(VAT) 안 붙는 거 아니었어?'
알고 보니 8.75%의 세금이 붙는다고 한다.
그리고 한국과는 다르게 세금을 가격표에 포함해두지 않아서 29.9달러의 물건을 구매하려면 세금을 포함해서 줘야 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솔직히 세금을 제품 가격에 포함하여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닐까?
복잡한 계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텐데?
생각해보니 이것도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 것 같다.
미국에는 팁(tip) 문화가 굉장히 일반화되어있는 것을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항상 제품의 가격에 추가로 8.75%가 붙는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계산하기도 어려운 8.75%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계산을 하기보다 좀 더 넉넉히 금액을 지불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잔돈이 생길 것이고 소액이라면 받기보다는 종업원에게 tip으로 주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와는 다른 문화적 차이로 인해 생겨난 현상인 것 같다. (실제로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는 제품 가격을 정확하게 내기만 하면 됐었다.)
배는 고프지 않았지만 뭔가를 먹어야 할 것 같았다.
'미국은 햄버거지!'라는 생각에 버거킹에 들어갔다.
그리고 와퍼를 시켰다.
종업원이 사이즈를 물어봤고 나는 햄버거의 사이즈를 말하는 것인 줄 알고 큰(Large)것으로 달라고 했다.
결과는... 초대형 콜라와 감자튀김이 나왔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너무 짜고 달다.
솔직히 그냥 먹지 않고 버리고 싶었다.
그래도 햄버거는 다 먹었고 감자튀김과 콜라는 거의 입도 대지 않은 채로 버렸다...
이런 걸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먹을까...
정처 없이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Union Square(유니언 광장)에 도착했다.
중앙에 큰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져 있고 사람들이 엄청나게 바글바글 몰려있다.
서울시청 광장과 비슷한 느낌이다.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고 옆에는 아이스 스케이트장이 열려있다.
대부분은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연인, 가족이다.
가끔 남자끼리 손을 잡고 걸어 다니는 광경도 보인다.
어떤 광고 문구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이게 무슨 말을 하는 거지?'라는 의문점이 들었다.
왜 이런 광고가 있는지 전혀 알아채지 못했고 궁금증만 가득했다.
알고 보니 이는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아메리카 항공사가 걸어둔 광고였다.
마침 요즘 리처드 브랜슨의 책을 읽고 있는데 정말 책에서 말한 그대로다.
다른 기업이라면 하지 않을 그런 광고를 하고 있다.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왔다.
다른 사람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데 나만 혼자다.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냥 '아... 나도 누군가와 함께 있으면 사진을 찍어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날이 너무 추워서 잠시 어떤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앉았다.
이 곳은 커피와 음식을 다 같이 파는 곳인 듯하다.
얼마 시간이 지나 화장실이 굉장히 가고 싶었다.
하지만 짐을 다 챙겨서 화장실을 가는 것은 좀 무리일 것 같고, 놓고 가자니 도난을 당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짐을 다 챙기고 숙소로 향했다... (겁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