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출발 당일. 갑자기 메일이 왔다.
'비행기가 취소되었습니다.'
엥? 정말? 델리에 가는 여정은 [인천공항 - 중국 시안 공항 - 중국 푸동 공항 - 인도 델리]인데 시안 공항에서 푸동 공항으로 가는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되었다는 것. 그것도 출발 몇 시간 전에! 그럼 자연스럽게 푸동 공항에서 델리 공항까지의 항공편에도 차질이 생긴다. 출발 몇 시간 전에 메일이 온 것은 둘째치고 우리는 캐나다에 본사가 있는 항공권 구매 대행 회사를 통해 항공권을 샀기에 온통 영어다. 그리고 연락도 쉽지가 않다.
'곽씨야 우리 비행기 하나 취소됐대 우헿헿'
'음 그래? 그럼 좀 일찍 공항 가서 물어보자.'
대화의 끝. 왠지 모르게 걱정이 하나도 안 된다. 나도 나지만 곽씨도 진짜 이게 긍정적인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흔히 생각 없는 사람과 긍정적인 사람은 첫눈에 구별하기가 쉽지 않으니까 말이다.
'야 니는 걱정 하나도 안 되냐?'
'응 그다지...'
일찍 공항에 도착해 중국 동방항공 안내 데스크에 방문했다,
'저기 저희 항공편이 취소되었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안내 데스크에 계신 직원분은 굉장히 담담하시다. 그냥 취소가 됐단다. 아무튼 해결책을 찾아준다고 했으니 우리는 그 앞에서 멍하니 동태눈을 하고 서있는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항공권을 다른 것으로 바꿔드릴게요. 내일 8시 50분에 출발하고 시안 공항을 거치지 않고 인천공항에서 바로 푸동 공항으로 갑니다.'
환승 횟수가 한번 줄어들었다. 원래 계획했던 항공편보다 가격이 더 비싼 항공편으로 무료 변경을 받았다. 그리고 인천 공항에서의 출국 시간도 바뀌었다. 원래는 23시 10분에 출국이지만 다음날 8시 50분으로 늦춰졌기에 우리는 공항 노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후욱후욱 설렌다. 공항에서 노숙이라니! 설레는 기분을 안고 충전이 가능한 골든 플레이스를 겟 했다!
계획대로라면 내가 30일 23시에 출국하고, 여자 친구는 이탈리아로 31일 0시 30분에 출국이라 내가 인사를 받아야 하는데 거꾸로 됐다. 그렇게 여자 친구는 이탈리아로 떠났고, 나와 곽씨는 공항에 남겨졌다. 그래도 괜찮았다. 생에 첫 노숙을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흥분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설레는 기분도 잠시, 공항은 추웠다... 진짜 추웠다... 곽씨는 그래도 잘 자던데 나는 계속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차라리 침낭을 펴고 잤으면 괜찮았을 텐데 침낭을 다시 커버에 집어넣을, 그 귀찮음을 겪기 싫어 추운데도 덜덜 떨면서 등 펴진 새우처럼 살짝 오므리고 잤다.
'인도. 진짜 시작부터 다이나믹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