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처럼 나는 강아지풀
수염 톡톡 건드리면
잔뜩 웅크린 몸집
살랑살랑 꼬리
뚱그레진 눈으로
바라보다
팍!
뛰어나와
앞발로 탁탁
이빨로 아웅
기고만장
앞으로 쭉뻗은 수염
넘치는 자신감
위로 쭉뻗은 귀
하얀 찹쌀떡에서
희열의 절정
흰 발톱이 삐져나온다
분홍 발로 얍얍
날아오는 강아지풀
맞춰 때릴 때마다
더 벌어지는 입
마침내
연두색 벌을
와앙 입에 넣는
노란 조무래기
강아지 풀에 묻은 사랑
아구아구 먹는다
날카롭게 세운 발톱은
마음 속 무성했던
이끼들을 파헤치고
숨어있던 어린아이
불러내
맑은 바람
맞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