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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롱고롱

by 로빈


너와 나 사이에

깊고 깊은 언어의 강이

흐르고 흘러도


세찬 물결들 소용돌이에

회색빛 물안개

떠돌다 떠내려가도


널 보며

어쩔 줄 몰라

모래밭 끝 서성이고만 있어도


그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너는

고롱고롱 소리로

흔들흔들 꼬리로

다리를 놓고


건들건들 걸어와

작은 머리 들이밀어

황홀한 박치기를 한다


날 빤히 올려다보는 네 눈엔

더 깊은 그리움의 향기 퍼지는

무지갯빛 한 마디 있어

내 가슴을 가득 채우고


부서지는 물보라 속

아무 말 없이

널 바라보다


이제야 난

고롱고롱 다리를 건너

네 맘 속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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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