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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Jan 29. 2024

집에 갈 준비를 한다

1월 29일

지난 토요일에는 마지막으로 다 같이 하는 프라이머리 레드 클래스를 하고 샤랏지와 사진을 찍었다.

와!!!! 레드 진짜 힘들었다. 마지막이라고 선생님이 기강을 잡기로 작정을 하셨던 것일까. 마이솔에서 여태 한 우르드바 다누라사나 중에 카운트가 제일 길었다. 체감상 세 번이 아니라 여섯 번을 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 다 버티로 내려오니까 어깨하고 다리가 너무 얼얼해서 피니싱도 너무 힘들었다. ㅋㅋㅋ 머리서기도 진짜 진짜 길었다. 손깍지도 막 벌어지고 다리는 바들바들 떨리고 난리였다. 내 시야에 보이는 사람들 다리가 다 흔들흔들했다.


이상하게 나는 레드클래스에서 머리서기 15/10 버티기가 늘 힘들었다. 그래서 작년 여름 정도까지도 한번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는 날이 많았고, 카운트를 끝까지 버티면 너무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고 그랬다. 솔직히 이게 늘 창피했는데.

그러다가 갑자기 안정감이 생기더니 마이솔에 와서도 지난 토요일 전까지는 한 번도 안 떨어졌다. 몸에 무슨 변화가 왔는지는 모르겠으나, 머리서기를 할 때마다 "이건 쉬는 동작이다 이건 쉬는 동작이다" 하며 나를 세뇌시켰던 것이 효과가 있었나. 그래도 아직 선생님이 기강 잡는 날에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을 보면 아직 멀었다!



오늘 월요일에는 레드를 마치고 데바라자 마켓에 아침부터 가서 한참 돌아다녔다. 첫 번째 갔을 때는 땡볕에 사람이 정말 많아서 정신이 쏙 빠지는 것 같았다. 오늘은 열 두시도 안 된 아침 시간이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상쾌한 마음으로 골목골목 샅샅이 뒤지고 다녔다.

제일 중요한 미션은 플라스틱 끈을 엮어서 만든 가방이었다. 처음 시장에서 본 이후로 요가원이나 동네에서 사람들이 가끔 들고 다니는 것을 볼 때마다 가방에 대한 미련은 계속 커졌고... 이제 돌아갈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에 오늘 산다는 마음으로 갔던 거다.

막상 도착하니 너무 일찍 가서 (늘 너무 부지런 떨어서 허탕 치는 사람들) 잡동사니를 파는 가게는 거의 열지 않았더라. 그래서 가게가 열기를 기다리며 시장을 막 돌아다니다가 시바와 락시미 얼굴 굿즈(?), 킹받는 디자인의 정체 모를 포스터를 샀고,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 짜이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면서 열심히 걸었다.


옥상샷


문제의 가방은 우리가 시장을 열심히 돌아다닌 결과 네 가게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그중에 세 가게가 마주 보고 있었다. 일찍 도착한 사람들답게 길에 서서 가게 오픈 준비 하는 것을 구경하면서 가방이 하나씩 걸릴 때마다 예쁘다 별로다 품평을 했다. 거기서 일하시는 분들도 여자 둘이 자기들 일하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는 것이 웃기고 민망했겠지ㅋㅋㅋ 한참 세 가게를 돌아보며 고민을 하다가 맘에 드는 가방을 하나씩 사서 뿌듯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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