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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Jul 01. 2021

스웨덴 재택 근황

오늘마저 넘기면 새 글을 올리지 않은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자기 전에 짤막하게 갈긴다...


나는 여전히 재택근무 중인데 거의 1년 반을 채워가는 것 같다. 얼마 전에 앞으로 1년 동안 근무 형태를 정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우리 팀 매니저들은 재택을 선택했고 나머지는 최대한 오피스 출근이라, 이 시국이 끝나더라도 distributed team 형태를 유지하게 되었다. 아직 9월부터 오피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방침이 바뀌지 않았으나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연말까지 또 미뤄지는 것으로 생각 중이다.


어제 백신 1차를 예약했다. 스웨덴은 나이순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백신 맞으러 난생처음 가보는 곳을 지하철로 한 시간을 걸려서 가야 한다. 제일 가깝다고 나오는 처음 들어보는 동네의 병원으로 예약했는데 직선거리는 가까운데 대중교통으로는 무진장 돌아가야 하는 곳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예약을 했으니까 군소리하지 않기로 한다.


5월 초에 이사를 했다. 이렇게 말하면 요즘에는 다들 집을 샀냐고 물어보던데 월세다. 새 동네는 시내와 조금 떨어진 조용한 부촌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가 모여있는 주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삐까뻔쩍한 저택들이 나오고 물과 가깝다. 전보다 시내와 가까워진 대신 주변에 식당이나 가게가 많지 않은 게 조금 아쉬울 뿐.


한동안 손에서 놓았던 책 읽기를 다시 잡았다. 경치가 좋은 창문 앞에 둔 작은 소파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요즘 아침 낙이다.


수련. 계속 하는 중. 요가원에는 일주일에 두어 번 나간다. 이제 정말 컨디션이 나쁜 날을 빼면 카포타사나 발꿈치를 혼자 잡을 수 있고 숩타쿠르마사나에서 다리도 걸 수 있다. 공중에서 발꿈치를 잡고 한 번에 다리를 착착 거는 아름다운 상태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계단을 넘었다는 느낌이 든다. 저번 주에 처음으로 카포타사나 내려가면서 발가락이 살짝 보였다. 그날 유난히 후굴이 부드러웠던 것 같은데 ㅋㅋ 이렇게 한 번 보이면 어쩌다 한번, 일주일에 한번, 두 번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니까. 뭔가 되고 있고 변하고 있다.


사실 쓰고 있는 글이 있는데 한번 엎고 다시 쓰느라 올리지를 못하는 중이다. 별로 대단한 게 아닌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모르겠다. 올 겨울에 한국에 갔을 때 독립출판을 알아볼 계획인데 그전에 많이 써놔야 할 것 같아서 앞으로는 하루에 시간을 정해두고 글을 써야겠다. 회사 다니면서 글로 남기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회사 이야기를 자세히 하지 않으면서 내가 느끼는 바를 쓰는 게 어렵고 무엇보다 일들이 닭과 달걀처럼 서로 앞뒤 구분 없어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걔들의 앞뒤를 만들어서 잘 쓰는 게 힘들더라.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이 정리되는 건 정말 좋지만 머릿속만 정리될 뿐 글로 아웃풋이 없기 때문에... 재주가 없는데 결과를 갖고 싶다면 노력이라도 해야겠지...!



30 June 2021

#개발자 #해외이직 #해외취업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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