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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상열 Sep 04. 2018

금융사주 7화

살(殺)과 보험

살(生)다 보면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뜻밖의 사건이나 사고들을 겪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크고 작은 교통사고,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건강상 문제, 사기나 보증, 이혼이나 재혼, 실직이나 파산, 연체 등이다.  특히 특정한 기간을 두고 좋지 않은 일들이 집안에 반복해서 일어나고는 하는데 이러한 재앙이나 액운을 사주 명리학에서는 살(殺)이라 부른다. 그래서 살(殺)풀이 굿이나 살(殺)풀이 춤이라는 것도 있다. 사주에서 말하는 살(殺)은 죽일 살(殺)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해치는 정도의 강한 기운을 뜻한다. 


  살(殺)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역마살(殺), 도화살(殺), 망신살(殺), 공망살(殺)이 있고, 그 외에 백호대살(殺), 괴강살(殺), 귀문관살(殺), 원진살(殺) 등 무시무시한 살(殺)들이 많이 있다. 


  역마살(殺)은 한 곳에 눌러 있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사주를 말한다. 여기저기는 지역이 될 수도 있고, 직장이 될 수도 있다. 예전에는 역마살(殺)이 고생하는 살(殺)로 생각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세계여행을 하는 여행업, 운수업, 항공업 등이 될 수도 있고, 헤드헌팅업체의 타겟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오히려 현대는 역마 기운을 갖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도화살(殺)의 도하(桃花)는 복숭아 꽃을 의미한다. 복숭아 꽃은 탐스럽고 분홍색을 띄는 매혹적인 꽃이다. 섹시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주변을 유혹하는 것을 도화살(殺)이라고 한다. 특히 연예인이나 방송, 대중을 상대로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살(殺)이 될 수 있다. 


  이렇듯 의미있는 살(殺)과는 달리 별로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살(殺)들도 있다. 첫째가 망신살(殺)이다. 망신살(殺)은 보통은 망신살(殺) 뻗쳤다고 할 때의 망신을 말한다. 나의 실수로 난처한 일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주변 사람들과 다툼이 일어난다든지, 물건을 잃어 버린다든지, 사기를 당하는 것들을 말한다. 망신살(殺)은 보통 자신의 능력으로 가능하지 않은 일들을 실행할 때 벌어진다. 순리대로 일이 풀리지 않아 여러 가지 편법을 쓰다가 일이 더 커지는 경우도 많다. 망신살(殺)이 들 때는 욕심을 부릴 때 많이 생긴다. 그래서 일이 터진 다음에 한참 지나서야 자신의 어리석음을 반성하지만 늦을 때가 많다. 망신살(殺)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깜냥을 알고 판을 벌이는 것이 옳지 않을까? 


  공망살(空亡殺)은 비어 있고 공허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똑같은 노력을 해도 다른 사람만큼 얻지 못하고 반토막이 되는 것을 말한다.


  백호대살(白虎大殺)의 백(白)은 백주 대낮이라는 뜻으로 밝은 대낮에 호랑이한테 물려 죽는 운명이라는 뜻으로 교통사고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한다는 의미이다. 


  괴강살(殺)은 극도로 총명한 힘으로 일반적이지 않은 발상을 가지고 기존의 질서를 뒤엎을 수 있는 힘을 말한다. 그래서 괴강을 가진 사람은 살(殺)인과 같은 극단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매우 큰 부를 얻기도 한다. 


  귀문관살(殺)은 과대망상증 환자가 된다는 살(殺)이고, 원진살(殺)은 별 이유도 없이 누군가와 원수가 된다는 살(殺)이다. 살(生)다 보면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사주 명리학에서는 대운(大運)이라고 부르는 시기가 있는데 매 10년 단위로 정해져 있다. 그래서 10년을 주기로 운이 들어 오기 때문에 운이 들어 올 때는 공격적으로 나아가고 운이 지나가는 시기에는 잠시 숨을 고르고 멈추어서 지나온 길을 돌아 보는 것이다. 따라서 살(殺)이 생기거나 반복되면 나아 가는 것을 잠시 멈추고 사색과 명상을 통해서 조금은 숨을 돌리는 것이 인생의 지혜일 것이다.  


 한편 이러한 살(殺)을 사업의 도구로 삼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하여 부적을 통하거나 굿을 이용해서 살(殺)을 없앨 수 있다는 미끼로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요구하는 사이비 점쟁이들이 판을 친다고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사주명리학계에도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서 선량한 시민들은 사주 명리학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혹세무민"의 잡설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하기도 한다. 


  금융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을 살(生)다 보면 발생하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예측하고 모든 것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발생했을 때 사태의 심각성을 약하게 하거나, 빈도를 줄이는 방법을 취할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보험설계를 포함한 재무설계이다. 


  갑자기 발생하는 예기치 않은 본인이나 가족의 사망과 장해, 심각한 질병이나 사고, 치매와 장기간병상태 발생을 대비하는 것이 보험의 역할이다. 


  사망과 장해를 보장하는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 질병이나 사고를 보장하는 의료실비 보험, 치매와 장기간병을 보장하는 보험 등이 있다. 또 자동차 사고 등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를 대비하는 각종 배상책임보험이 있는 데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배상책임보험이다. 또 주택이나 건물 화재사고나 붕괴를 보상하는 화재보험 등이 있다.     


  이처럼 보험은 동일한 위험에 처해 있는 다수의 보험가입자들이 사고가 발생할 확률로 만들어진 적정 보험료를 납입하고, 사고 발생시에 보장을 받는 상부상조의 금융제도 이다. 따라서 인간이 살(殺)아 있는 한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가장 타인을 이롭게 하고, 자신에 대한 위험관리 방법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위험에 대해서 한쪽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강조하여 사망하거나 장해가 된다거나 잘못된 통계를 이용하여 과도한 보험에 가입시키는 상담자가 존재하기도 한다. 심지어 재무설계로 포장하여 저금리, 저성장 이라는 시대의 코드를 이용하여 장기투자를 빌미로 자신에게 가장 수익이 되는 금융상품을 추천하거나 강권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을 한번 이상 경험한 고객들은 보험이란 존재에 대한 이미지가 돈을 많이 버는 수익의 원천으로 인식하고, 언제부터인가 상담사들의 사업비를 따지게 되었고, 재무설계를 한다고 하면 "그거 보험 하는거 아니예요"라는 의미의 표정을 짓기도 한다   


  올바른 재무설계는 고객의 삶과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의 인생에 다양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살(殺)을 원천적으로 없앨 수는 없어도 사전에 예측하고 계획하여 미리 가장 합리적인 준비하도록 할 수 있다.  


  재무설계에는 인생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살(殺)과 같은 것들을 대비하는 보험설계, 부모의 운이 재산과 같이 자식에게 넘어오는 것을 계산하고 대비하는 상속증여설계,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재성(財性)가운데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과 같이 예측 불가능한 자산을 운영하는 운(運)인 편재(偏在)와 꾸준한 수입이 발생하는 자본소득, 즉 이자소득, 배당소득, 임대소득 등을 관장하는 정재(正財) 등을 연구하는 투자설계, 배우자와 운을 노후이후까지 확장하는 은퇴설계 등이 있다. 


  이러한 재무설계를 실행해 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부적과 같이 한 장의 그림으로 그려서 간단히 이해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이를 재무설계에서는 "금융집짓기"라고 표현한다. 즉 부적이란 이름의 "재정주택 설계도"인 것이다. 이것에 대한 대략적인 도식은 다음과 같다. 


(금융집짓기 설계도면)



  완벽한 사주팔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주에는 좋은 것도 없고, 나쁜 것도 없다. 생각지도 않은 살(殺)들로 인해서 인생에 어려움을 많이 겪겠지만 현대를 살(生)아가는 우리들 중에 살(殺)을 겪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아니 오히려 살(殺)로 인해서 인생이 더욱 아름답고 강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열심히 정진하고 노력하며 다가오는 위험이나 사고 등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적정한 보험을 가입하고 준비하는 것이다.  


  승민이와 서연이는 자신들의 인생 재무설계가 그려진 재정주택설계도면을 금융도사로부터 선물로 받았다. 자신들의 이름과 나이가 적혀 있고, 장차 태어날 장군이의 이름과 나이도 있고 예상은퇴와 기대수명을 포함한 인생의 거의 모든 이벤트와 수치가 수록된 한 장의 그림이었다. 인생의 재무설계가 갑자기 쉬워지고, 명쾌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결심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부채가 제로가 되고, 비상예비자금을 모을 때까지는 조금은 힘들지만 열심히 살(生)아야 한다. 살(殺)이 아닌 살(生)기 위해서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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