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피 울음

여름이면 언제나 들려오는

by 초린혜원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선 늘 그렇듯 여름을 맞아 나무들의 방재작업과 수목 정리 작업을 한다. 오늘이 그날이었나 보다. 이른 아침부터 들려온 날카로운 전기톱 소리도 신경을 거슬리게 했지만, 사실 마음을 갈가리 찢어 놓은 건 따로 있었다. 진하게 올라오는 풀내음. 너무 진해서 잠시 정신이 아찔해지기도 하는 그 풀내음이었다.


풀내음이 마치 피비린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가지를 잘리고 잎이 쳐내어진 나무들은 일견 여름에 걸맞은 외양을 지니게 됐다며

무엇도 모르는 사람들은 섣부른 칭송을 보낼 수도 있을 것이다. 하나, 나무도 생명이거늘 그들 몸뚱이의 일부분이 잘려나가는데, 어찌 비명을 지르지 않았을까. 그저 우둔한 이들이 영혼의 귀를 기울이지 않는 한 그 소리를 못 들었을 뿐.


초록물이 이리저리 흩어져있는 나무들 사이에 서서 희생과 고통의 극명한 감정을 나눈다. 나눌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 미안하다고 작은 위로도 부끄럽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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