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만난 내 책

도서관에서 만난 내 책

by 꼬야책방





도서관에서 만난 내 책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 내 책을 발견했다. 서가에 조용히 꽂혀 있는 그 책을 보는 순간, 마음이 묘하게 복잡해졌다. 어색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내 이름이 적힌 책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게 정말 내가 쓴 책이 맞나?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화면 속 워드 파일에 불과했던 글들이 이렇게 종이로 만들어져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고 있다니.

사실 내 책을 내가 홍보해야 하는 게 쑥스럽다. SNS에 올려야 하고, 지인들에게 알려야 하고, 때로는 낯선 사람들 앞에서 내 책을 소개해야 한다. 새내기 작가가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지 싶어서 용기를 내보지만, 여전히 민망하다. "제 책 나왔어요"라는 말이 얼마나 어색한지 모른다.

그런데 이런 생각이 든다. 첫 출간이 내 만족으로만 끝나면 안 될 것 같다고.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가 목표여서 글을 쓰는 건 아니다. 그런 야심찬 계획도 없었고, 그럴 실력도 아직 부족하다는 걸 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한 명이라도 내 책을 읽고 무언가를 느꼈으면 좋겠다.





돌이켜보면, 나는 살기 위해서 썼다. 온몸이 힘들었거든. 마음도 몸도 지쳐있을 때, 글을 쓰는 것만이 유일한 출구였다. 키보드를 두드리며 쏟아낸 문장들은 내 아픔의 기록이자 치유의 과정이었다. 글을 쓰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시간을 버텼을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작품이 아니다. 내 생존의 증거다. 힘들었던 시간을 견뎌낸 흔적이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들의 모음이다. 누군가 이 책을 읽고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이런 마음을 나도 가져본 적이 있는데'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도서관에서 내 책을 보며 새삼 깨달았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는 걸. 그저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는 걸.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베스트셀러를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 그리고 혹시 모를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 위해서. 오늘 도서관에서 본 내 책이 그런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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