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이야기 한 조각의 인문학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어바웃 타임

by 꼬야책방

시간의 선물을 발견하다



어바웃 타임 - 일상을 지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



영화 「타임 어바웃」이 전하는 일상의 마법


영화 평론가들이 극찬하는 명작들이 때로는 나와 맞지 않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전문가의 시선과 관객의 마음이 늘 일치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 의미에서 「타임 어바웃(About Time)」은 내게 특별한 영화가 되었다. 처음엔 지루해서 중간에 포기했던 영화가,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을 때 완전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 것이다.


첫 번째 만남, 그리고 실패

2012년, 새로운 부서로의 이동은 내 삶에 작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다. 적응이라는 이름의 긴 터널을 지나며 때로는 다른 부서로의 재이동을, 심지어 퇴사까지 고려했던 그 시절.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을 때 나는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혼자만의 영화 관람이었다.


당시만 해도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조조 시간이 아니라면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눈치를 봤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랬다. 퇴근 후 극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콧노래와 함께 가벼웠다.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영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기도 했고.

하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영화는 지루했고,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극장을 나서야 했다. '나중에 다시 봐야겠다'며 머릿속 영화 목록에 넣어두고는 그렇게 잊고 지냈다.


두 번째 만남, 그리고 발견

그해 연말, 남편과 함께 그 영화를 다시 보게 되었다. 같은 영화였지만 모든 장면이 새롭게 느껴졌다.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다. 무엇이 달라진 걸까?

남편과의 첫 만남은 재수학원에서였다. 학력고사를 치르던 시절, 시험이 며칠 앞으로 다가온 어느 날이었다. 각 대학으로 시험을 보러 가야 하니 학원에서 볼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그때 용기 내어 고백을 했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그때 용기를 내지 않았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설렘을 공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에, 영화는 훨씬 더 재미있게 다가왔다.


시간 여행자 팀의 평범하고 특별한 이야기


「타임 어바웃」은 잔잔한 영화다.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면서도 때때로 이벤트가 생기는 우리의 일상을,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남자 주인공이 풀어내는 이야기이다. 쑥맥 모태솔로로 지루한 삶을 살던 팀이 메리를 만나 하루하루 신나게 살아가는 장면은 언제 봐도 즐겁다.

이 영화의 매력은 악역이 없다는 점이다. 거대한 갈등이나 드라마틱한 사건보다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역경은 나타나고, 시간 여행을 통해 그것을 해결해보고자 하는 팀의 노력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팀은 더 이상 시간 여행이 필요 없어졌다고 말한다. "이제 난 시간 여행을 하지 않는다. 단 하루조차도 매일을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며 완전하게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멋진 여행을 즐기는 것이다."

이 마지막 대사는 시간에 대한 최고의 문장이 아닐까 싶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완전히 즐기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깊이 와 닿는다.


나만의 시간,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


신규 간호사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었다. 병원에서의 일은 병원에만 묻어두고,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하루를 완전히 즐겁게 보내기 위한 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때 함께해 준 남자친구가 지금의 남편이다.

2023년에도 부서 이동으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고, 퇴근 후 쉴 수 있도록 집안일까지 싹 다 해준 사람이 남편이다. 내 소중한 일상의 버팀목이 되어준 남편에게 감사하다.



다시 만난 영화, 새로운 깨달음

지난달 시부모님의 입원으로 정신없이 한 달을 보내고, 조금 여유시간이 되어 영화를 보려고 했다가 저장해둔 영화 리스트가 보였다. 「타임 어바웃」을 다시 보며, 따뜻한 사람이 되어 하루를 멋지게 살아봐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긴장과 걱정이 앞서는 하루가 올 때가 있다. 그런 날에도 작은 감사거리 하나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찾고 즐기는 사람이 삶의 여행을 가장 멋지게 즐기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


일상의 마법을 찾는 사람들에게

삶에 여유가 없다고 느껴질 때, 일상이 지루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타임 어바웃」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판타지적 설정을 빌려 우리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시간 여행의 능력보다 소중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끼고 즐기는 것이다. 특별한 하루를 만들기 위해 거창한 계획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작은 기쁨을 발견하는 눈이 필요한 것이다.

영화 평론가들이 추천하는 명작이 때로는 나와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영화가 내 인생의 특별한 순간과 만났을 때, 그때는 진짜 명작이 된다. 「타임 어바웃」이 바로 그런 영화였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이 영화는 내게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매일을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며 완전하게 즐겁게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내 삶의 멋진 여행을 계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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