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마음을 끄는 그림 한 페이지

by 꾸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최고 명장면이 있다.


그 명장면은 내가 살아있는 한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나처럼 중년 즈음 이후부터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그 장면이 바뀌기 힘들다는 걸 안다.

나에게도 그런 장면이 있다.

그건 그저 나만이 간직하는 장면이고 언제고 갑자기, 문득, 느닷없이 그 장면이 떠오르면 때로는 오열로, 때로는 감동의 눈물로, 때로는 회한으로 그렇게 다시 재생되어질 것이다.

그걸 나는 안다.

이 그림책을 보면 나는 나의 그 '명장면'은 아니지만 꼭 그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다.

헨리가 결국에는 자유를 찾았고 그 전의 삶보다는 더 나은 삶을 살았을게 분명하지만 헨리의 인생에서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다시 돌아간다면 주저 없이 그때 그 시간으로 돌아갈 게 분명한 장면.

나는 목이 메었다.

비록 노예의 삶이었지만, 행복이 순간은 분명 존재했다.

나는 신을 부정하는 1인이지만 문득 '신은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되어줄 그 무언가는 분명 존재해야 마땅한 것이니까.

그것이 꼭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그림책의 내용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림이 주는 여운은 책이나 영화에서 느끼지 못한 다른 무언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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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가족은 주인님이 사는 저택에서 일했어.

주인님은 친절하게 대해 주었지.

하지만 헨리 엄마는 사람의 마음이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들이 보이니? 저 이파리들은 나무에서 떨어지게 될 거야. 어린 노예들이 가족과 헤어지게 되는 것처럼."


같은 풍경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보이는 것이 다르다. (느끼는 것이 다르다고 해야 할까?)

같은 엄마로서 나는 이 장면에서 가슴이 메어졌다.

어린아이를 안고 바라보는 풍경 속에, 그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엄마의 말이라는 게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라는... 그게 세상의 이치라는...

아~~~ 아직도 이 세상엔 수 없이 많은 헨리의 엄마가 존재할 것이다.

그저 한 마디로 속.상.하.다.

내가 줄 수 없는 수많은 것들에 대해 나는 아이에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문득 그런 생각도 해본다.


미국의 남북전쟁, 노예제 폐지 등은 과거 즉 역사 속의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나는 이 그림책이 아프다.

그리고 그 속의 몇몇 장면이 가슴에 박혔다.



- 꾸다꿈의 그림책으로 생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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