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신자 Nov 14. 2023

자기 손으로 떳떳하게

에베소서

도둑질하는 사람은 다시는 도둑질하지 말고 수고를 하여 (자기) 손으로 떳떳하게 벌이를 하십시오. 그리하여 오히려 궁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있게 하십시오
《에베소서 4장 28절》


타인의 지갑이나 물건에 손을 가지는 직접적인 도둑질에 대해서는 많이 자유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간접적인 도둑질, 크게는 횡령과 배임이나 사기, 작게는 리베이트나 선물을 가장한 뇌물은 저와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월급 루팡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월급과 루팡(유명한 도둑)의 합성어로 맡은 일을 게을리하며 월급을 축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런 월급 루팡적인 행동 또한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도둑질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제가 일상적으로 행하는 도둑질이 아닐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수고를 하여 자기 손으로 떳떳하게 벌이를 하십시오."

바울의 이 권면이 더욱더 저의 마음을 찌릅니다. 매 순간이 업무에 충실하였는가 자문한다면, 결코 아니라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말씀 앞에서 하나님이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100 중에 100이 아니라면, 50은 충실하였니?'

아니요

'그럼 30은?'

아닌 것 같아요

'20은 충실했지? 10은?'

어...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이 이런 저에게 은밀하게 속삭이십니다.

'네가 내 앞에서 떳떳하게 벌어야, 네 이웃을 향해 떳떳하게 나누어 줄 수 있지 않겠니?

부끄러운 소유로 긍휼히 행한다고 한들, 모든 걸 아는 내가 너의 행동을 기뻐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 말씀에도 제 안에 불퉁함이 남아있습니다.


아니 하나님! 떳떳하게 버는 게 과연 무엇입니까! 이를 위한 수고가 무엇입니까! 시간 대비 성과가 좋은 것이 수고이고,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여 정당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게 떳떳한 게 아닙니까! 이건 절대로 도둑질이 아닙니다!


오늘은 글에 대한 결론과 권면보다는, 이런 저의 고민으로 끝마치고 싶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저와 하나님의 씨름에서 결국 하나님이 원하시는 뜻이 이길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화를 내더라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