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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Feb 20. 2024

나를 뒤쫓는 것들

시편

주 나의 하나님, 내가 주님께로 피합니다. 나를 뒤쫓는 모든 사람에게서 나를 구원하여 주시고, 건져 주십시오.
그들이 사자처럼 나를 찢어 발기어도, 나의 목숨 건져 줄 사람이 없을까 두렵습니다.
《시편 7편 1-2절》


초등학교 때, 좋은 학군으로 이사 와서 치른 첫 시험에서 저는 반에서 딱 절반의 등수가 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저의 성적을 보시고는 엄청 충격받은 얼굴이 되셨습니다. 저는 그날로 학원을 더 많이 다녀야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피가 마르는 등수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같은 반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 더 이상 친구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나의 경쟁자, 나를 뒤쫓는 적이었습니다. 여기서 낙오되면 인생이 끝장날 것 같은 느낌에 휩싸여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나를 뒤쫓는 사람이란 존재는 희미해졌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쫓기듯 살아갑니다. 성장, 성공, 마땅함, 평균적인 삶이란 이름의 추격자가 우리의 뒤를 바짝 붙어 칼 끝을 들이대기에 그렇습니다.


조금 더 여유를 가져보자는 말은 포기하고 패배자가 되라는 말과 동일한 의미가 되었습니다. N포 세대란 단어는 이런 우리를 아주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출산을 포기해야 하고, 여기서 더 머뭇거리면 결혼을, 집을, 연애를 포기해야 합니다. 길에서 낙오된 우리를 추격자가 찢어 발기는 것입니다.


추격자는 원래 우리의 페이스 메이커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건강한 자극제입니다. 우리가 적절한 때에 마땅히 해야 하는 것을 알려주는 알람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버린 우리로 인해 페이스 메이커가 변질되었습니다. 적이 되었고 고통이 되었으며 시기와 질투, 무시와 깔봄의 수단이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하나님께로 피해야 합니다. 쫓기는 것을 멈추고 하나님이 어디 있는지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를 추격하는 추격자를 다시금 창조된 원뜻으로 돌아가도록 하나님께 의탁해야 합니다.

피하는 것은 우리의 패배나 낙오가 아닙니다. 오히려 회복의 기적이자 기쁨을 발견하는, 아주 아주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여러분! 추격자에 쫓기고 있다면 하나님께로 피합시다! 추격자에게 난도질당하는 이웃이 있다면 그들을 일으켜 함께 하나님께로 나아갑시다! 우리의 유일한 구원되시는 하나님을 의지합시다!

이런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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