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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Apr 03. 2024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

시편

내가 주님께 피하였거늘, 어찌하여 너희는 나에게 이렇게 말하느냐? "너는 새처럼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 악인이 활을 당기고, 시위에 화살을 메워서 마음이 바른 사람을 어두운 곳에서 쏘려 하지 않느냐? 기초가 바닥부터 흔들리는 이 마당에 의인인들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시편 11편 1~3절》


중대한 선택의 순간에 우리의 마음은 이렇게 속삭입니다.

"너는 새처럼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서 있는 산은 하나님이 있으신 곳입니다. 이곳은 공의와 정의가 가득하고, 악이 감히 침범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를 노리는 악은 교묘한 협잡질을 합니다. 우리를 전방위로 둘러싸고 금방 우리가 거하는 산에 쳐들어갈 것처럼 으릅니다.

이런 협박과 동시에 악은 유혹을 합니다.

"곧 그 산은 나에 의해 멸망당하니, 너는 새처럼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 너는 거기서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않으냐."


우리는 일상에서 끊임없이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악은 선택지를 통해 우리를 공격합니다. 이 속에서 우리는 매번 타협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집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이전부터 해 왔으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 이번에도. 이런 말들이 우리의 바깥과 안쪽에서 쉼 없이 몰아칩니다.


그러나 전략적인 관점에서 이는 승리를 거부하는 선택입니다. 산은 나의 홈그라운드고, 산 바깥은 적의 영토입니다. 산에는 나를 지키는 산성과 보루와 막강한 군대가 있으나, 산 바깥에는 나를 죽이기 위해 틈을 노리는 자들 뿐입니다. 상식적으로 무엇을 선택해야 하겠습니까.


하지만 우리는 연약합니다. 우리는 자주 산에서 피하는 선택을 합니다. 당장의 적이 코앞에서 나를 위협하기에 우리는 우리와 함께 있는 산을 잊어버리고 도망칩니다. 그리고 도망친 그곳에서 모든 것을 빼앗기고 악에게 고통당합니다.


너무나도 놀라운 것은, 도망친 적의 영토에 하나님께서 직접 오셨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어떤 이유 때문이 아니라, 나 하나를 찾기 위해 오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광야에서 나를 찾으시고, 그곳에 친히 산을 만드셔서 다시금 당신의 산에 내가 거하도록 허락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이 때문에 '너의 산에서 피하여라'는 말은 우리 그리스도인이 결코 이룰 수 없는 말입니다. 피한 그곳에서 하나님은 나를 위해 산을 만드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사랑을 항상 강권하시기에, 우리를 결코 악의 노예로 놓아주지 않는 분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되도록이면 선을 택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지라도, 설사 타협의 순간에도 그 길 끝에는 하나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악에서 반드시 회복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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