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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May 14. 2024

살펴보아 주십시오

시편

주님, 친히 "너는 죄가 없다"고 판결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눈으로 공평하게 살펴보아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나의 마음을 시험하여 보시고, 밤새도록 심문하시며 샅샅이 캐어 보셨지만 내 잘못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내 입에서 무슨 잘못을 발견하셨습니까?
《시편 17편 2~3절》


시편 17편은 다윗이 당한 억울한 일에 대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내용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억울한 일인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억울함의 강도가 대단하다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밤새도록 심문하여도 제 잘못을 찾을 수 없을 것이란 말, 자신의 입에서 어떤 잘못을 발견하였냐고 묻는 말속에서 우리는 그의 처절한 심정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저도 동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잘못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했을 때가 있습니다. 그 억울한 일 때문에 밤에 잠을 자지 못하고, 계속 곱씹고 곱씹으며 엄청난 분노를 키워나갔던 경험이 있습니다.

억울한 일에 대해 제 마음속 분노가 감당이 안되어 '이러다가는 내가 다치겠구나'싶어 의도적으로 생각을 멈췄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때에 억울함을 풀겠답시고 파괴적인 행동을 하였다면, 죄가 없는 나의 억울함에 스스로가 크나큰 죄를 더할 수 있었겠다는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억울함을 들으십니다. 하나님은 잘못이 없음을 아시고 심판을 준비하십니다. 우리는 스스로 억울함을 풀기 위해 다른 죄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공정한 심판을 의탁해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그리스도인들만의 멋진 결론입니다. 그러나 지금 억울함에 처한 사람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권면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께 안전하게 분노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나님께든, 우리 안에 허락된 안전한 공동체든 여러분의 억울함을 토로할 수 있는 곳에서 위로를 받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마음을 현명하게 다스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하나님과 공동체에 의뢰하는 것은 결코 잘못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과 나의 관계, 나와 공동체의 관계를 풍성하게 만드는 재료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억울한 일에 처할 때, 안전하게 분노하고 확실하게 해결합시다. 타인의 죄에 내 죄를 더하지 말고 오히려 풍성한 은혜로 발전하도록 지혜롭게 우리의 억울함을 이용합시다.

오늘도 마음을 지혜롭게 다루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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