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는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머물며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푹 쉬고 왔습니다. 여러분도 그러했으리라 믿습니다.
푹 쉰 만큼 집중해서 함께 말씀을 살펴봅시다.
[롬13:1-2, 새번역]
1 사람은 누구나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해야 합니다.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이미 있는 권세들도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것입니다.
2 그러므로 권세를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는 것이요, 거역하는 사람은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이 말씀은 무엇보다 도발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래서 위의 말씀을 읽는 순간, 여러 의문이 대번에 튀어나왔을 것입니다.
(선과 악을 막론하고) 모든 권세는 하나님이 세우신 것인가? 거역하지 말라는 말씀은 잘못된 권세에 대해 저항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뜻인가?
저는 심지어 이 말씀 구절을 정치적으로 인용하는 글을 읽은 적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탄핵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야 한다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이 구절은 12장에서 바울이 말한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삶의 태도'와 당대 상황에 비추어 읽어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저번 글에서 '이 시대의 풍조를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라는 말씀을 통해 '잘못된 이 시대의 풍조까지도 그리스도인은 새롭게 변화시켜 하나님께 주권을 돌려야 한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든 영역과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선하게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반역한 인간이 모든 것을 사망으로 향하게 하는 부패한 상태로 영역과 권세를 운용하기 시작하자, 인간의 부패가 모든 것을 오염시켜 나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질서를 위한 권세가 무질서와 파괴, 사망을 만들어내는 도구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기에 전 영역과 권세에서 회복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혁명이 아닌 복종과 순종으로 사랑을 보이셨고, 사랑의 삶으로 그리스도인 모두의 삶을 초대하셨습니다. 이 사랑으로 말미암아 부패한 세상의 모든 것이 회복되어 변화를 받아 하나님께 돌아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순종으로 사망의 권세를 선을 지키는 질서로 바꿔나가라는 권면에 가깝습니다.
[롬13:3-4, 새번역]
3 치안관들은,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두려울 것이 없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두려움이 됩니다. 권세를 행사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으려거든, 좋은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그에게서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4 권세를 행사하는 사람은 여러분 각 사람에게 유익을 주려고 일하는 하나님의 일꾼입니다. 그러나 그대가 나쁜 일을 저지를 때에는 두려워해야 합니다. 그는 공연히 칼을 차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나쁜 일을 하는 자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집행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바울이 처한 당대의 세상 풍조가 로마의 권세를 부정하는 열심당적 분위기가 강했기에, 이것을 경고하고자 바울은 이런 권면을 써서 로마의 성도들에게 보냈습니다. 극단적인 폭력운동이 그리스도의 사랑의 정신과 전혀 맞지 않기에, 바울은 로마를 원수로 적대하는 독립운동의 혁명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로마를 회복시켜 나가고자 이런 논지의 글을 보냈습니다.
결론적으로 예루살렘은 로마에 반역하여 결국 완전히 멸망당했으나, 믿음의 선배들은 바울의 권면을 들어 피신해서 그 화를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런 교회의 생존은 후일 로마에 복음이 뿌리내리게 되는 핵심적인 토대가 되었습니다.(한편으로는 이 일로 인해 구약만을 신봉하는 유대교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공동체가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시발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이 말씀을 어떻게 오늘날 우리에게 선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면, 저는 바울이 배격한 극단적인 혁명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권세가 있다는 기본 전제로부터 출발하는 국가 권세가 하나님께 온전히 주권을 돌릴 수 있도록, 그런 그리스도의 정신을 가진 참여자가 늘어나도록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롬13:8-10, 새번역]
8 서로 사랑하는 것 외에는, 아무에게도 빚을 지지 마십시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율법을 다 이룬 것입니다.
9 "간음하지 말아라. 살인하지 말아라. 도둑질하지 말아라. 탐내지 말아라" 하는 계명과, 그 밖에 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모든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하는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10 사랑은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의 죽음으로 사망의 빚을 모두 해결하셨습니다. 죄의 빚을 사랑으로 탕감해 주시고 우리를 순전한 사랑의 길로 초대하셨습니다.
이 초대는 비단 인간 존재만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인간만이 아닌, 당신의 모든 세상을 사랑하셨기에, 우리는 이웃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가정, 공동체, 체계, 권세, 시스템 등 이러한 모든 영역으로 회복시켜 나가야 합니다.
주어진 오늘 하루, 우리가 머무는 그곳에서 창조 때의 선한 권세가 세워지도록 기도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다스림이 임하는 영역을 확장시키는 저와 여러분의 삶이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