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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Sep 04. 2017

일상에서 만난 하나님

거룩함

 집에서 학원까지 걸어가는 길에 작은 1차선 도로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정말로 신호를 지키기 어려운 보행자 신호등 하나가 서 있습니다.

 폭이 좁은 1차선 도로다 보니 횡단보도 이편에서 저편까지 큰 걸음 다섯 번 정도면 건너갑니다.

 바쁜 아침이면 모두가 신호등을 무시하고 도로를 건너갑니다. 노란색 옷을 입은 할아버지 한 분이 깃발을 들고 서 있으시나 신호등과 함께 무시당하기 일수입니다. 노란색 옷의 할아버지도 그곳을 지나다니는 아이들 돌보기 바빠 어른에게까지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다른 사람들처럼 저도 그곳에서 신호등과 할아버지를 무시합니다. 함께 건너는 아이들의 모습 때문에 잠시 멈춘 적은 있으나, 대부분 신호등을 무시하고 지나갑니다.

 오늘 아침도 신호에 멈추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길을 건넜습니다.


 그러나 공부를 다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그곳에서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항상 신호등을 무시했던 그 길에서 길을 가던 모두가 빨간불에 멈춰 선 것입니다.

 그 놀라운 경험의 시작은 한 사람으로부터였습니다. 한 사람이 빨간불을 보고 걸음을 멈추자, 그 모습을 보고 길을 가던 모두가 멈추게 된 것입니다.


 그때, 제 귀에는 레위기 19장 2절의 말씀으로 된 찬양이 이어폰을 통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


 그 , 저는 저의 죄가 폭로되는 느낌과 함께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서, 아주 사소한 삶의 부분에서도 거룩하지 못한 저의 모습에 저는 제 스스로가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또한 신호등 앞에서 멈춘 한 사람에게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사소한 부분에서도 자신의 편함을 위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을 따라 사람들이 함께 행동하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 예수 그리스도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아, 저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는 모습이구나.'


 오늘의 경험을 보면서, 일상에서의 거룩에 대한 소망이 생겼습니다. 세상과 구별된, 사소한 거룩함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파하는 삶을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저의 힘으로는 거룩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거룩함을 소망하오니, 저를 거룩함으로 인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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