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쓰고싶다 부모님에게 말씀드리다.

얼마전에 있었던 나의 이야기

by 한신자

군에 있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내일 죽을지 모르는 인생인데,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나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공무원을 준비하겠다고 방 안에 틀어박혀 공부만 했다. 그렇게 2학년까지 대학을 다닌 후 입대를 했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고3 때 가득했다. 그러나 그때의 생각은 막연해서, 수험생활의 일탈을 꿈꾸는 그런 '꿈'이었다. 그 어릴 적의 꿈이 인생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던질 때 떠올랐다.

그 꿈이 내 안에 들어오자 나는 글을 쓰고 싶었다. 무작정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당시 일병이어서 플롯만 써 두는 식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시간이 흘러 선임이 되었고, 나는 글을 쓰고 싶다는 내 안의 갈망을 참다못해 부모님에게 말씀드렸다.

"그래. 좋다. 그렇다면 니가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냐?"

나는 아버지의 질문에 당황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사람을 나열했다. 톨스토이, 헤밍웨이. 그렇게 대답하자 아버지는 또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 작가들의 글을 읽어 봤냐?"

나는 반사적으로 '예'라고 대답했다.

"원작도 안 읽어본 놈이 예는 무슨......."

난 속으로 나 자신에 대해 충격을 먹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놈이, 세계의 걸출한 작가의 작품을 하니도 읽어보지 못했다니. 나는 그럼 지금까지 무엇을 읽었는가 살펴보았다.

판타지, 무협, 교과서 소설 몇 개.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아버지에게 톨스토이, 헤밍웨이의 이름을 함부로 들먹인 것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깨달았다.

책을 읽어야 하는구나.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판타지와 무협을 나는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구나. 내가 쓰고 싶은 판타지 글을 부모님 앞에 당당히 말하기 무서워하는 나 자신이 있구나.

사실 아버지에게 '김강현, 장영훈, 비류연, 권태용, 이영도, 윤현승 작가의 작품을 참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라고 말하면,

"응? 무슨 작가들이냐? 작품이 뭐고?"

"에....... 뇌신, 천신, 일도양단, 보표무적, 비뢰도, 네크로맨서, 드레곤 라자, 하얀 늑대들........"

바로 뺨 맞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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