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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신자 Dec 04. 2017

기도의 응답

하나님 치킨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말이라 돈 쓸 곳이 많아 저녁은 안 사 먹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결정을 하면서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연말이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 돈 쓸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녁 먹을 돈을 아끼려고 합니다.

주님, 주님은 나는 새도 그 필요를 채우시는 분이십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일용할 양식을 기대하며 기다리겠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5시쯤 되니 배가 엄청 고팠습니다.

저는 다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의 양식을 기대합니다.

저의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대합니다."


오후 6시, 여전히 배가 고팠습니다.

배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사라지고 큰 허기가 몰려왔습니다.

"하나님, 이제 예비하신 양식을 보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 진짜 배고픕니다."


오후 7시, 저는 계속 공부하고 있었고, 배고픔도 그대로였습니다.

"하나님, 만나와 메추라기라도 보여주십시오.

책에서 뿅뿅 솟아났으면 좋겠습니다."


오후 8시, 저는 공부를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향하며 '좀 허무맹랑한 기도였나'라고 생각하며 찬양을 듣는데,

찬양 가사가 하나님 말씀처럼 들려왔습니다.

마커스의 <그 사랑으로>라는 찬양입니다.


나 기다리며 견뎌왔네
그저 기다리며 견뎌왔네
헛된 소망 바라던
내게 있는 건 허전한 마음


찬양 가사에 저는 살짝 섭섭함을 느꼈습니다.

"아니 하나님,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일용할 양식이 헛된 소망입니까?"

저의 마음과는 반대로 찬양은 무심하게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흘러나온 심종호 간사님의 목소리.


이 찬양은
아버지와 함께하면서도
헛된 소망 때문에 불평과 원망으로
아버지가 주신 모든 것을 누리지 못하는
그래서 아버지의 아픔이 되고 있는
탕자의 형의 이야기입니다


목소리를 듣는 순간

이미 하나님과 함께하고 있는 지금을 누리지 못하는

저의 모습이 보여 하나님께 고백했습니다.

죄송하다고.


그러나 여전히 배는 고팠고

집으로 오는 길에 맡은 치킨 냄새가 배고픔을 한층 더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도착해 문을 여는 순간

이럴 수가......

치킨이......

치킨이! 식탁에 딱!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할렐루야!


치킨을 보는 순간 속 깊은 곳에서 기쁨이 터져 나왔습니다.

기쁨과 함께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이눔아. 내가 네 기도를 듣고 네가 가장 좋아하는 치킨을 준비했다."


저는 호탕한 웃음을 터뜨리며,

저를 머리가 회까닥 한 사람처럼 보던 아머니를 꽉 껴안고 감사하다고 말한 다음,

식탁에 앉아 치킨을 먹었습니다. 아주 꿀맛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하나님의 은혜가 뱃속에서 충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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