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초보 강사의 교육일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간다. 첫 교육 임무가 주어졌던 순간, 교안 제작에 몰두하던 순간, 스크립트를 읽어보며 시뮬레이션하던 순간, 교문에 들어서자 머리가 새하얘진 순간들이 어느새 훌쩍 지나갔다. 중학교 방문은 1년 만이었다. 1년 전, 다른 강사님의 조교로 동행했는데 이번엔 내가 그 역할을 맡았다.
"최대한 접촉은 피해 주시고, 너무 상세하게 가르쳐주시지 않아도 돼요! 아이들은 체험만 해도 충~분합니다! 직업 체험 프로그램이니까요~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학년 부장으로 보이는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안내해주셨다. 나는 하나라도 더 알차게 가르쳐주고 싶었지만, 아이들에겐 이런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구나 마음을 편히 먹기로 했다. 덕분에 부담도 덜해졌다.
/마스크, 위생장갑, 항균티슈, 학생 간 접촉 금지/
시국이 시국인지라 코로나 때문에 완전 무장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생각보다 인원이 적었다. 나 때는 한 반에 44명이었는데, 여기는 20명 정도구나. 이게 바로 라떼는 말이야, 인가..!
⁉️ 당황 ① 조별 실습을 진행한다고 해서, 둥그렇게 모여 토의하는 분위기를 상상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대면하지 못하도록 일렬로 앉게 했다. 조별 노트북은 맨 앞자리에 놓여있었다.. 짧은 순간이지만 코로나가 얼른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당황 ② 유튜브 광고를 위해 구글애드워즈 계정이 필요했다. 사전에 각자 구글 아이디를 준비해달라고 요청까지 했건만, 웬걸? 만 18세 미만은 계정 생성 불가였다.. (동공지진) 급히 내 계정, 선생님 계정, 교육 담당자님 계정을 끌어모아 진행했다.
⁉️ 당황 ③ 준비한 내용이 끝났다. 아직 1교시가 남았는데.. 다행히 카카오 광고를 추가 설명하고, 유튜브 광고 영상 짜깁기 본의 힘을 빌렸다. (편집자님 감사감사요!)
✔️ 뿌듯 ① 평소 지나쳤던 광고 구간의 광고비 맞출 때 가장 활발했다. 마지막 설문조사에서 어떤 학생이 '광고 시세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적은 걸 보고 웃어버렸다.
✔️ 뿌듯 ② 직접 핸드폰으로 광고 영상을 찍어보는 시간이 있었다. 구석에 앉아있던 남자아이가 연기를 맛깔나게 하는데 덕분에 화기애애했다.
✔️ 신기 ① Ctrl+C 단축키가 뭐냐고 질문을 꽤 받았다. 15세는 생각보다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반면 핸드폰은 사용량이 압도적인 것 같다.
@갱작가의 말 : 정신없이 직무 교육이 마무리됐다. 인풋을 아웃풋으로 내보내는 건 정말 다른 영역인 것 같다. 직무 체험 교육이기 때문에 라이트한 내용이었지만, 다른 강사님들은 어떻게 고급 지식을 뽐내며 리드할 수 있을까!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들이 존경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