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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작가 Aug 17. 2020

요즘 잡(JOB)카페 잘 되어있네!

청소년 진로/직업 교육 체험기


 저번 중학교에 이어, 이번엔 금천구에서 운영하는 잡(JOB)카페에 방문했다. 대학교 취준 할 때 건대 부근에 있는 잡카페에서 무료로 증명사진 찍은 적이 있었는데. 도움받으러 갔던 곳에 이제는 지식을 나눔 하러 가게 되다니! 기분이 묘했다. 


 큐알코드 생성하셨어요?


 코로나 때문에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큐알코드 생성 후 신원을 확인했다. 처음에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잘못 왔나, 아리송했는데 가이드 분이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오.. 신기했다. 거추장스럽게 이름/성명/연락처를 적을 필요 없이 복잡한 그림을 기계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됐다. 놀라움에 정신 차리고 교육 담당자님의 안내에 따라 교육실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첫인상은 '쾌적함'이었다. 제약이 많았던 중학교에 비해 시설이 잘 갖춰있었다. 마케팅 직무에 정말 관심 있는 소수 대상이기 때문에 7개의 책상이 타원형으로 모여있었다. 노트북도 한 대씩 잘 설치되어 있었고, 와이파이도 원활했다. 모든 부분에서 '나 지어진지 얼마 안 됐음. 신설임!' 느낌이 뿜뿜했다. 


 아직 시간이 남았던지라 천천히 노트북을 연결하던 중 한 학생이 쭈뼛쭈뼛 들어왔다. 나도 모르게 어색하게 웃었다. 앗 내가 어색하게 대하면 어쩌자는 거야, 속으로 다그치고 다시 밝게 인사를 건넸다. 정적을 타파하기 위해 몇 가지를 물어봤다. 지금 방학기간이라고 한다. 부러웠다. 직장인도 딱 한 달만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업 대상은 중2부터 고2까지 다양했다. 확실히 마케팅 직무를 바라보고 신청한 아이들이라, 수업에 대한 참여도와 집중도가 남달랐다. 수업 진도에 따라오는 수준이 빨라서 생각보다 일찍 수업자료를 소진해버렸다. 다시 한번 동공 지진을 했지만 유튜브 광고 짜깁기 영상의 힘을 빌렸다. (광고 영상 편집자님 늘 신세 지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구글애드워즈 타겟팅에 대해서 하나하나 집어볼 수 있었다. "연령이나 관심사를 이렇게 설정할 수 있어요. 특히 원하는 유튜브 영상이나 채널을 직접적으로 타겟팅할 수 있죠! 한 번 원하는 유튜브 영상을 넣어볼까요?" "와아..!" 아이들이 특정 기능에 신기해할 때마다 늘- 짜릿하다. (더 놀라 줬으면 하는 바람..!)


 동그랗게 책상이 배열되어 있어서 학생별로 관리하기 편했다. 그래도 저번에 한 번 수업했다고 조금 능숙해졌나 보다. 개개인별로 습득하는 속도가 달라도 함께 이끌 수 있었다. 소통하는 여유도 생겼다. 평소 무심코 지나지는 광고 구간의 광고비 맞추기 놀이를 하면서, 제대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했다. "이거 무슨 경매하는 것 같네요!" 역시 분위기가 풀리니 질문이 슬슬 나온다. 


 각자 원하는 영상을 업로드한 후, 유튜브 광고 영상을 만들었다. 문구도 직접 고민해서 넣었다. 다 같이 움직이며 한 명 한 명씩 본인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하나 사면 하나 더 줄래요!" "오~ 좋아요. 1+1 혜택을 적으면 저라도 사고 싶을 것 같아요."혼자만 말하게 하지 않고, 추임새를 넣었더니 분위기가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나 이거 살래! 살래! 무상 A/S 3년이라니 너무 좋은데?" "아핰핰 짱 웃겨!"

(*무상 A/S가 어디서 나왔는지 잠깐 설명하자면, 단순히 제품명만 언급하는 광고문구보다 직접적인 혜택을 강조한 문구를 기입해야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고 설명했더니 한 학생이 넣은 것)


 시간이 많이 남아 마지막에 짤막하게 카카오 채팅탭 광고도 만들었다. 어째 수업의 8할을 차지했던 유튜브보다 반응이 더 좋았다...  


"영화 마케터가 되고 싶은데, 다들 경력만 뽑아서 고민이에요!"

 수업 마무리 즈음 이런저런 질문을 받았는데 그중 영화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특성화 고등학생이다 보니 이른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마케터를 채용하는 기업에 서류를 넣으려고 하지만, 경력이 너무 없어서 고민이라고 한다. 무조건 큰 기업보다 작은 곳에서부터 경험을 쌓고 단계 단계를 밟아가는 방법과 취업준비용 SNS 관리 방법도 알려주었다. 이른 나이에 직업을 고민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대단했다. 



@갱작가의 말 : 나는 지금 단순히 대행 실무자에서 누군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자로 발전하는 기로에 서있다. 학생 교육을 경험했으니 곧 성인교육을 할 때가 다가올 예정이다. 다음번엔 그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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