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속사정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신경 쓰고, 골치 아픈 것으로 <광고비>를 손꼽아본다. 광고 대행사 마케터가 광고비를 안 받으면 어쩌자는 거야? 싶을 수 있는데, 사정을 들어보면 이해될 거다.
광고대행사는 광고주의 광고를 대신해서 집행할 때, 비용 정산에 있어서 2가지 방식을 제공한다.
1) 광고 대행비만 받기 2) 광고 대행비 + 광고매체 충전비 함께 받기
(예시)
광고매체 충전비 - 페이스북, 구글애드워즈, 카카오모먼트, 네이버 등 광고매체에 충전하는 광고비용
광고 대행비 - 광고를 대신해서 집행한 대가로 받는 작업비용
대다수 광고주는 광고 대행비만 지출한다. 광고비는 광고주 카드에서 빠져나가도록 세팅한다. 추측건대, 광고매체 충전비까지 대행사에 맡기는 게 조심스러운 건 아닐까? 사실상 광고매체 충전비는 대행사의 수익이 아닌, 광고를 태울 때 휘발되는 (사라지는) 돈이다. 그렇지만 광고주 입장에선 더 큰돈을 대행사에게 지불하는 느낌이라 그럴 수 있겠다. 혹은 지출되는 현황을 직접 확인하고 싶을 수도 있고.
후자의 경우도 적지 않다. 처음부터 두 가지 금액을 대행사에 지불하면, 그 후로 금액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아서 광고주 입장에서 편리할 수 있다. 소위 말해 "알아서 잘 굴려주세요" 식이랄까. 대행사 실수로 초과로 광고비가 지출되는 등의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번거롭다. 마케터에게 후자의 방식은 아주 골치 아프다.
전자의 경우 2만큼 신경 쓴다고 하면, 후자의 경우 5만큼 신경 써야 한다.
우선 장점은 광고비 지출 내역을 마케터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외엔 모르겠다.
단점은 크게 4가지가 떠오른다.
1) 해외 결제 수수료 체크
해외 광고매체(페이스북 등)의 경우, 광고비+해외 결제 수수료가 함께 지출된다. 문제는, 광고매체 단에서 해외 결제 수수료가 확인 불가해서, 카드 결제 내역서를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 (=품이 많이 든다는 말)
2) 결제카드 체크
기존에 직접 광고를 집행했던 광고주의 경우, 결제 카드를 다시 세팅해야 한다. 이 부분을 깜빡하게 되면 끔찍한 순간이 찾아온다. "왜 광고비 지출했는데 내 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갑니까? 보상을 원합니다!!"
3) 계산서 발행 문제
특히 네이버나 네이버 GFA의 경우, 광고계정의 사업자번호와 광고 연결되는 페이지의 사업자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광고 집행이 불가하다. 문제는, 광고주에게 광고매체 충전비에 대한 계산서가 자동 발행하게 된다. (= 대행사가 지불한 광고비는 지출 증빙이 되지 않는다는 말)
4) 잔여 광고비에 대한 처리
광고를 집행하다 보면 정확하게 10만 원이면 깔끔하게 10만 원 지출! 하기 어렵다. 광고비 지출 현황을 파악해 9만 5천 원쯤에서 송출 중단한다. 나머지 5천 원에 대해서 후속 처리가 필요해진다. (*광고 계약을 연장하면 상관없지만, 계약이 종료되면 정산해야 한다..)
결론을 지어보면, 에이전시 마케터는 타인의 돈을 만지는 일이라 신경 쓸 게 많다는 것이다. 단순히 광고를 잘 세팅하고, 좋은 지표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나 실질적으로 <돈>에 대해 눈이 밝고 To do list를 잘 챙기는 태도가 업무 할 때 편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