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 차가 생겼다. 얼떨결에 버스가 아닌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게 되었다. 아직은 왕 초보이기 때문에, 주말에 미리 차선 변경하지 않도록 길을 통째로 외워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히는 도로와 주차장 혼잡을 피하기 위해 40분 정도 일찍 나오게 되었다.
평소 9시쯤 회사에 도착하던 나에게, 아침 시간 40분이 생기게 되었다.
저녁에 퇴근하고 나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더라.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고, 움직이지 않고 그저 핸드폰 혹은 TV만 보게 되고, 결국 잠에 들 때 '오늘 저녁은 그냥 흘러갔네' 씁쓸했다. 그러던 와중에 <미라클모닝>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무언가를 하는 행위라고 한다. 나는 아침잠도 겨우 이기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시간이 생긴 김에 나도 무엇인가를 해볼까?
그렇게 나만의 <미라클모닝>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지금, 무엇을 주로 했고, 변화가 있었는지 등등 전반적으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해이해질 것 같아서 나만의 규칙을 세웠다.
① 그날 뭘 했는지 기록하기(사소한 것이라도)
② 스스로 부담 갖지 않도록 자유롭게 활동하기
③ 기회가 된다면, 함께할 회사 팀원 1명 구하기
(특히 3번의 경우 아침에 일찍 오기로 한 팀원에게 미안해서라도 지각을 면하려고 노력한다)
미라클모닝 한 달치의 기록
사실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갑자기 아이디어 뱅크가 되거나, 시간관리가 철저해지거나 이런 일은 없었다. 지각을 하거나,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생각했던 만큼 완벽하진 않았다. 다만 마냥 잠자면서 흘러 보냈던 시간을 보다 알차게 보낸 느낌이라 자기만족이 컸다.
마냥 순탄하진 않았다. 우아하게 책을 읽으려고 했으나 집중도 안 되고 잠만 쏟아지다 보니 포기했다. 그 날의 업무 준비는 마치 학교 숙제처럼 후다닥 쳐냈고, 그 외적으로는 되도록 브런치를 0.5편이라도 쓰려고 노력했다. 타이핑을 치는 행위가 은근히 잠을 달아나게 해서 좋았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생긴 것이다.
무의미하게 보냈던 시간을 쪼개어, 유의미한 시간으로 만드는 것. 쉽지 않지만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누구는 6시 30분 새벽에 일어나서 활동을 한다고 하지만, 굳이 그것까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나에게 맞는 시간대를 찾아 꾸준히 행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아침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