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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래빗헌터 Jul 26. 2020

더 늦기전에 트레킹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

회사생활 2년 후, 나를 돌아보는 네팔 트레킹 여행

쉼없이 달려왔다. 

은퇴를 앞둔 50대, 60대 어르신분들과 그 거리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재수와 휴학없이 20대의 초중반을 보내고, 만 24세라는 남자치곤 이른 나이에 입사하여 바쁜 나날을 보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입사한 지 1년이 훌쩍 지났고, 첫 출근의 설렘과 긴장감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마음먹은 여행은 아니었다. 

여행의 동인은 네팔이라는 나라와 가보지 않은 높은 해발고도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일상에서 탈출하여 자연 속에 파묻히고자 하는 욕구였다.

1년 남짓한 회사생활 동안 나름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었지만, 이렇다 할만한 '도전'은 없었다.

나도 모르게 내 휴가를 통해서라도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게 아닐까 싶다.


구름을 뚫고 우뚝 솟아있는 히말라야 산봉우리


20대를 보내며 한 번의 미국, 두 번의 유럽, 그리고 여러 차례 동남아를 여행해봤지만 네팔 트레킹 여행은 그 어떤 여행보다 오래도록 내 마음속에 기억될 것 같다. 짧았던 작년 10월, 2주간의 그 여행을 글로 기록하여 남기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해보고자 한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늦기전에 트레킹 여행을 했으면 한다. 

더 늦기 전에 트레킹 여행을 해야 하는 이유를 두 가지 들고 싶다.


첫 번째 이유, 내가 좋아하는 여행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다.


나도 물론 동남아의 좋은 리조트에서 여유롭게 수영을 하고, 마사지를 받고, 밤에는 칵테일을 마시며 일몰을 감상하는 여행을 좋아한다. 유럽의 아름다운 도시에서 와인을 한 손에 들고 야경을 감상하거나 현지 친구들을 사귀어 로컬들만 아는 보석같은 맛집을 가보는 여행도 나쁘지 않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의 여행 방식이 고착되기 전에, 또 다른 형태의 여행을 즐겼으면 한다.


반나절은 현지가이드와 직업관, 연애, 취미 등 여러 주제로 떠들다가, 남은 반나절은 머리를 비운 채, 숨소리와 자연의 소리만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여행. 그 날의 정해진 숙소에 도착하면 네팔 현지인들과 고산병에 좋다는 전통차를 마시며 오목과 카드게임을 하고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여행.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곳에서 미리 다운로드 받아온 노래를 들으며 히말라야 설산과 은하수를 감상하는 여행은 어떤가? 바쁜 직장생활의 쉼표같은 1~2주 정도의 여행에는 반드시 동남아의 리조트와 유럽의 감성과 와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질수록,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자연이 펼쳐진다


두 번째 이유, 힘들어도 다름과 불편함을 받아들일 수 있다


체력을 이유로 꼽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나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이가 들더라도 트레킹은 체력에 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고, 돈을 더 들이면 무거운 짐을 들지 않고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힘든 와중에도 트레킹을 통해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에 온전히 녹아들 수 있는,

하루라도 더 젊은 날에 갔으면 좋겠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하면서 달밧(한국의 백반)을 포함한 현지식을 거부감 없이 신나게 즐겼다. 그 날의 트레킹이 끝나면 숙소에 들어가지 않고 숙소에 딸린 식당에서 내 가이드를 포함한 네팔 현지인들과 가능한 많은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했다. 쉬고 싶었지만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던 덕분이 아닐까 싶다. 그 덕분인지 트레킹이 끝나는 날, 우리의 가이드였던 '디펜드라'의 집으로 초대받아 귀한 염소고기를 대접받고 빨간색 '티카'를 이마에 붙이는 다사인(Dashain) 의식을 함께 즐길 수 있었다. 힘들지만 '이런 경험을 언제해보겠어' 라는 마음가짐은 트레킹 여행에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다사인은 한국의 추석과 같은 네팔 최대의 명절이다. 온 가족이 모여 염소고기를 먹고 '티카'를 이마에 붙이는 의식을 통해 행복을 기원한다) 


한국에서 둘이 출발했지만, 사실상 네 명이서 떠난 여행이었다. 트레킹을 함께한 가이드 디펜드라와 포터 비스누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여행을 계기로 나는 트레킹을 좋아하게 되었고,
지금도 가끔 그 때 썼던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선다. 연재할 트레킹 여행기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트레킹 여행을 즐겼으면 한다.


네팔의 마테호른, 마차푸차레 산(6,993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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