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본 적 있다. 아직 나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세상의 쓴 맛을 덜 본 것일까, 내 예상과 달리 '닥111'이라는 댓글이 많았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랑 일 하는데 라고 생각했던 것은 너무 순수했던 것일까. 하지만 기약 없는 치과 치료를 받으면서 '닥222'였던 마음이 '2' 정도로 많이 약해진 것 같아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여섯 시를 훌쩍 넘겨 치과에서 나왔다. 다른 날 같으면 바로 집으로 가서 오늘 저녁은 뭘 먹나 고민했겠지만 오늘은 길 건너편 빵집에 가보고 싶어졌다.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서 저녁 세일을 기대했지만 가게 어느 곳에서도 할인한다는 안내를 볼 수 없었다. 오늘 하루 빵이 어느 정도 팔릴지 귀신같이 알았는지 아니면 오랜 경륜인지는 모르겠지만 트레이에 남아 있는 빵이 얼마 없었다. 빈 손으로 그냥 나가기 그래서 치킨 그라탕 빵과 초코 크로와상을 하나씩 골라 계산을 했다. 부모님 가게를 도와주러 온 건지 대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건지 스무 살을 갓 넘긴 것 같은 직원이 친절하게도 내 손등을 받쳐주며 거스름돈을 건네준다. 굳이? 그래도 그 친절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