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뀨우 Oct 31. 2020

'네-' 하고 대답했으니 나를 탓해야지 누굴 탓하겠나.

2020년 10월 스무날의 단어들

치과 치료를 마치고 임시로 때운 곳이 오늘은 높이가 맞지 않아 음식을 씹을 때마다 내 이를 씹는 것 같다. '씹어 보세요 괜찮나요' '네-' 하고 대답했으니 나를 탓해야지 누굴 탓하겠나. 그런데 오늘 때운 곳이 마치 미륵사지 석탑을 시멘트로 땜질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까지 내 잘못은 아니겠지.


지금까지 장장 2주 넘게 치과를 다니는 동안 예전에 때웠던 것과 신경치료한 것을 들어내서 소독한 뒤 무균상태로 만드는 치료를 받았다. 이젠 다시 채우는 일만 남았다고 한다. 오 드디어! 긴 터널을 지나 빛이 보이는 것 같았다. 나는 계산을 하면서 약간은 들뜬 목소리로, 그럼 이제 내일이 치료 끝인가요 하고 간호사에게 물어봤다. 아니요, 이제 1단계가 끝난 거예요 라고 친절하게 알려줬다. 세상에 이 놈의 치과 치료는 몇 단계까지 있단 말인가. 그렇게 친절하다고 느끼지 못하지만, 왠지 수간호사가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지만 짜장면 배달처럼 신속한 한국의 치과 치료가 조금은 그리웠다.


セメント:시멘트
トンネル:터널
ぼったくり:가격 바가지 씌우는 것
매거진의 이전글 굳이? 그래도 그 친절이 기분 나쁘지는 않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