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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뀨우 Nov 05. 2020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조회였는데 망했다.

2020년 10월 스무이렛날의 단어들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조회였는데 망했다. 조회를 재밌게 해서 내 홍보 좀 하려고 했는데 드럽게 재미없게 됐단 말이다. 억울한 면도 있다. 모두들 내 얘기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여기저기서 전화가 걸려오니 이야기의 흐름도 끊기도 나도 괜히 초조해진 것이다. 퀴즈 형식으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뒤늦게 아차 싶었다.


치과 치료는 끝났지만 치석 제거하러 오라고 해서 오랜만에 치과에 갔다. 오랜만이래봤자 겨우 나흘만이지만 그전에 매일같이 가던 것에 비하면 이제사 숨 좀 돌릴 수 있게 됐다. 간만에 치과에 온 덕에 보건교사 안은영도 마저 읽었다. 키득키득 웃게 되는 장면도 있었다. 글로 사람을 웃길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앞사람 치료가 끝나고 내 차례가 됐는데 바로 옆에 걸린 텔레비전에서 마침 걸그룹 니쥬가 나온다. 역시 한국에서도 인기냐고 선생님이 물어봤지만 아이돌이나 가수엔 전혀 관심 없는지라 대답이 궁했다. 자기 부인도 한국을 좋아한다고 하고는 치료를 시작했다. 이전에도 스케일링을 해준 것 같은데 치석 제거랑은 다른 것인가? 고통이라고 해야 하나 통증이라고 해야 하나, 치과 치료 때보다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치료비도 보통 치과 치료 때보다 갑절은 나와 도대체 오늘 받은 치석 제거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JH 생일이라 축하한다고 카톡을 보냈다. 곧바로 페이스톡이 걸려왔는데 고맙다는 말보다도, 그러고 보니 내 생일은 언제냐고 물어보는 말이 먼저였다. 나는 한 번 맞춰보라고 하고서는 순순히 알려주지 않았는데, 그러고 보면 나도 평범한 범주에 속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JH 또한 한 고집하는지라 집요하게 물어봤고 결국엔 몇 월 며칠날이다 하고 털어놓았다. 과연 내년 생일엔 연락을 줄지 지켜봐야겠다.

이미 망해버린 어느 나라의 왕릉을 천년 동안 지키던 석수가 떠올랐다


朝礼(ちょうれい):조회
テレビ:텔레비전, 테레비가 일본식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좀처럼 고치지가 어려워서 지금도 의식하지 않으면 종종 튀어나오곤 한다.
テレビ電話(でんわ):페이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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