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깎고 계산을 하는데 거스름돈을 주던 아주머니가 それこそ라며 말꼬리를 끌며 카운터 밑에서 뭔가를 꺼낸다. 별 거 아닌데 내가 곧 한국 돌아가는 줄 알고 준비했다며 선물을 건네줬다. 나는 나대로 정이 들어 귀국하기 전에 작은 선물이라도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마음이 고마웠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훠궈를 먹으러 갔다. 훠궈는 언제나 K가 중국에서 가져온 매운 훠궈 소스가 기본이었지만, 오늘은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R을 위해 맵지 않은 훠궈 소스를 골랐다. 훠궈를 어느 정도 먹고 중고거래 페이스북에 팔 물건을 올렸다. 선풍기, 테이블, 소파베드. 내가 생각한 가격을 두고 K는 비싸다고 했고 M은 좀 더 높여 부른 뒤 협상을 하자고 했다. 내가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면 M과 R이 매력적인 영어로 번역해줬다. M과 R은 이 게시물을 올리고 나면 내가 스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스타가 돼도 좋고 안 돼도 좋고, 물건이나 다 팔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