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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뀨우 Jun 30. 2021

이 세상 나 혼자 깨어있는 한밤은 센티하다.

2021년 6월 스무아흐레날의 단어들

간밤에 일본어 글을 마쳤다. 자유형식으로 두 장의 글을 쓰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 그래도 어찌어찌 끝낸 것은 대견하다. S와 Y에게 첨삭을 부탁했다. 그대로 잠자리에 누울까 하다 문득 A 생각이 나서 메일창을 띄웠다. 한국에 돌아온 뒤로는 내가 먼저 연락하는 일이 없다가, 정말 아무런 이유 없이 연락이 하고 싶어졌다. 이 세상 나 혼자 깨어있는 한밤은 센티하다.


늦게 잔만큼 늦게 일어났다. 피곤한 몸은 정직하고 셈이 바르다. 어디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던 족쇄도 풀렸겠다, 전부터 마음만 먹은 산책을 하러 집 밖에 나섰다. 우리집에서 산책을 한다면 쉬운 내리막길을 먼저 걷다가 오르막길로 돌아오게 되는데, 아무리 산책이라지만 이 오르막 정도는 올라줘야 걸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오르막길을 밟기도 전에 빗방울이 점점 굵어질 것 같아 걷기를 그만두고 집에 돌아왔다.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르는 주식처럼, 거실에서 물 한잔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없는 빨랫감도 만들어 빨래를 널고 싶을 정도로 날이 쾌청하다.


등기가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CR의 선물도 도착했다. 등기가 착불이어서 부러 집을 지키고 있었는데, 2021년에는 등기를 인터넷으로 결제할 수 있다는 것을 새로 배웠다. 편리한 세상이다. CR의 선물은 제법 종류도 다양하고 쓸모 있는 물건들로 갖춰져 있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한 번 더 하고 붙박이장에 차곡차곡 정리했다.



下り坂(くだりざか) / 上り坂(のぼりざか) : 내리막길 / 오르막길

雨粒(あめつぶ) : 빗방울

洗濯日和(せんたくびより) : 빨래하기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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