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키워드를 검색하며 잠드는 일요일 밤이 일주일 중 가장 괴로운 시간이었다. 월요일 아침마다 서열싸움에서 져서 뒷다리를 물린 고양이처럼 낑낑거리며 출근을 했다. 연차가 점점 쌓여가니 책임감도 늘어만 갔다. 일을 많이 할 수록 일이 더 많아지는 건 무슨 법칙인지.
그러다 탈이 났다. 심한 파도 위에 위태롭게 떠있는 배에 타 있는 것처럼 울렁울렁거려서 걸을 수가 없는 증상이었다. 원인은 미상. 그냥 귀나 신경에 감기가 온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알지만 잘 고쳐지지 않는 병, 쉬면 낫는 병인 스트레스로 인한 병이라했다. 또 계속 컴퓨터만 하다보니 일자목이 되서 조금이라도 무리를 하면 목 보호대를 차고 다녀야 하기도 했다. 몸이 점점 망가지는 게 느껴졌다.
업무가 끝나고 숱한 시간을 술로 채우곤 했다. 다음날의 힘듬을 오히려 숙취로 잊으려고 했던 것 같다. ‘이게 아닌데.. 나 행복하고 싶은데..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월급은 괜찮은 편이고 꼬박꼬박 나오니까…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을 거야.’라며 내 자신을 달랬다. 그냥 이렇게만 살면 어느정도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가도 이 상태를 탈출하고픈 마음과 충돌했다.
마냥 취직해서 기쁘기만 했던 입사초기와는 다르게 점점 ‘이게 내 인생의 다라고?’하는 마음이 커졌다.
취준생이었을때는 취직이 전부였다. 대기업에 취직만 하면 돈도 잘 벌수 있을 거 같았고 출세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때도 진짜 취직 이후의 삶은 잘 그려지지 않았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 10년뒤 포부는 무엇이냐 할 때엔 회사 내에서 그리고 업무 상의 내 미래를 그럴듯한 답변으로 포장해보긴 했지만 10년뒤에 진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지는 구름같이 희뿌옇기만 했었다. 그런데 그 희뿌연 미래가 현재가 되어 있었다.
돌고 도는 캣휠 속에 갇혀 자꾸만 같은 삶이 반복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