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이유 중에 가장 큰 동기부여는 단연 '해외여행'이다.
1년을 열심히 일하고 버틸 수 있는 이유, 길게 쓰면 5박 6일 정도의 꿀맛 같은 휴가가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해외여행이 국내여행으로 바뀌고 있지만 휴가, 여행이라는 가치는 직장인에겐 불변이다.
휴가 일정을 계획하곤 몇 개월간 모은 돈으로 왕복 비행기 티켓을 먼저 예약하곤 했다.
그 순간부터 심장이 쿵쾅거리고 힘이 솟았다. 몇 개월만 버티면 돼!
호텔과 각종 관광 티켓팅까지 완료하고 나면 이제 떠나기만 하면 된다는 기쁨도 잠시, 내 상사는 내가 휴가를 길게 가는 것이 늘 맘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아니 대 놓고 티를 냈다.
내가 없으면 누군가 그 일을 대신 처리해주거나 며칠간 그 일이 붕 떠버릴 것이기 때문.
결국 출근 전날까지 야근을 하는 날이 허다했다. "그래, 괜찮아 비행기에서 자면 되지 뭐."
부푼 설렘을 가지고 여행지에 도착하자마자 이 정도만 써야지 하며 준비해온 경비는 비싼 음식들, 명품 가방, 화장품, 기념품을 사느라 어느새 바닥이 나고 나의 희망인 신용카드가 항상 그 모자람을 채워줬다.
회사에서의 시간은 너무나 더딘데 여행지에서의 하루하루는 어찌나 빨리 지나가버리는지,
눈 깜짝할 사이 여행은 끝나고 여독을 풀 새도 없이 다시 출근날짜가 코 앞에 다가왔다. 사진 폴더 속의 여행 사진들을 보며 내 자신을 위로하면서 나는 앞으로의 시간을 견디며 또 살아가겠지. 내년에는 어딜 갈까...?
나는 왜 365일을 즐기면서 살지 못하나?
그러다 문득 이런 질문이 마음에서 올라왔다. 나는 왜 해외여행을 일 년에 한 두번만 갈 수 있는 거지? 그것도 길어 봤자 주말 껴서 일주일? 그 몇 차례, 그 며칠을 위해 나는 왜 365일 중 나머지 시간을 바치고 있는 것일까?
“아.. 나 직장인이지..?”
직장인에게 숨을 쉴 수 있는 휴가는 일 년에 몇 회로 제한된다. 직원이 삶을 충분히 즐기라고 회사가 직원을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조건에서도 내가 회사에 시간을 바칠 수 밖에 없는 것은 내 유일한 자산이 직장에서 일하며 받는 봉급이기 때문이라는 뼈 때리는 사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만약에 이렇게 다른 자산 없이 나이가 들어간다면? 그동안 나름대로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던 부장님들이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쓸쓸히 회사를 나가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지금 아무것도 마련해 두지 않는다면 회사가 나를 버릴 때 나는 세상에 아무런 대비 없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다. 결국 365일 중 단 며칠간만 원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몇십년을 일하다 내팽개쳐진다는 거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머무는 동안 내가 회사를 오히려 ‘사용’ 해야 하며 지금의 낭비는 줄이고 얼른 다른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겠다고 마음먹기 시작했다. 365일 자유롭게 살기 위해선 세상으로 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끔 자산과 가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