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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Jan 23. 2022

친구의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95년 생 크리스천이 결혼에 대해 생각하는 자세

    어제 오랜 친구의 결혼식을 다녀왔습니다.


어릴적부터 같이 교회를 다니며 함께 성장해 온 친구가 6살 연상의 전도사님과 결혼을 하였습니다.

그 둘은 멀리서봐도 마치 하나님이 계획하신 듯 선하게 웃는 얼굴이 참 많이도 닮아 있었고,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눈빛으로도, 몸짓 하나만으로도 느껴져서 뒤늦게 도착해 맨 뒤에 앉아 고개를 빼꼼 내밀며 바라보던 저에게도, 겨울이지만, 따뜻한 봄날의 내음처럼 감동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



그런데 이번 결혼식은 무언가 유달리 이전의 다른 결혼식과는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아마도 그건, 먼 친구나 동생이 결혼했다는 소식을 접해보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매주 보며 말을 섞었던 친구가 결혼을 하는 현실을 눈 앞에서 보니 저에게도 조금은 남달랐던 것 같습니다.



저도 95년 생, 한국 나이로 어느덧 28살이 되며 '결혼'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더 진중하게 다가오고 있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결혼을 결심하고 준비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 이 친구에게도 축하의 말에 이어 가장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이 질문이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이 분과 결혼을 결심하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하게 되었니?"



저에겐 어느덧 햇수로 9년, 실제론 7년 하고도 반년을 넘게 사귄 여자친구가 있습니다.

저는 28, 여자친구는 29이기에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해 말을 많이 했었는데, 이게 여자친구에게는 좀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전 제 마음 속에 '몇 살쯤 결혼을 할까? 집은 이렇게 구해야지'와 같은 결혼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 모습이 어쩌면 여자친구에겐 부담, 혹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보였을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는 '결혼'이라는 단어를 제 마음 속에서 조금은 자유롭게 풀어 주었고, 지금은 이전과 비교해 그렇게 구체적이고 진중하게 생각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 QT를 하며 간증을 읽는 데 저와 비슷한 분이 계시더라고요. 본인도 '결혼을 이 때 하고 아이는 몇 명을 낳을 거'라는 계획이 있었는데 돌아보니 그게 모두 '하나님의 계획을 묻지 않는 건방진 행동'이라고 회개하시는 글을 읽었습니다. 그걸 읽으며 저의 모습이 많이 보여 회개가 되었고, 최근의 몇 몇 일과 마침 읽은 간증을 통해 저도 모르게 제 인생의 목표로 자리잡고 있는 듯 했던 결혼을 지금은 조금 더 무겁지 않게 생각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오래 산 인생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함을 받았던 생생한 순간들이 몇 몇 있었기에, 여자친구와 오래 사귀었고 나이도 이만큼 됐으니 결혼은 언제하냐고 묻는 많은 사람들의 질문과는 반대로, 지금은 마음을 비우고 그저 기도로 인도함 받는 게 먼저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조금 전 결혼한 그 친구에게 다시 카톡을 보내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냈고, 이제는 전도사님의 사역을 도와야 하는 사모의 자리에 위치해 있기에 더욱 믿음으로 굳게 서서 다시 만나자고 (저 답지 않은) 훈훈한 카톡을 그 친구와 주고 받았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듯해지고 선한 영향을 주는 그 친구와 남편 전도사님이 하나님의 인도함 속에 행복하게 가정을 이뤄나가기를 잠시 기도하고 이제 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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