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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오 Apr 18. 2021

취업을 한 후 목표가 없어졌다

아니 회사 들어갔다고 다 끝난 거 아니잖아요

새로운 시작이다!


3달 전인 1월 25일, 약 4개월 간의 휴식기 & 취준기를 거쳐 내 생의 2번째 직장에 들어갔다.


올해 나이 27살(만 25살), 지금 아니면 앞으로도 힘들 것 같아 내심 스타트업에 들어가 수 많은 면접장에서 외쳤던 "회사 성장이 곧 저의 성장입니다!!"를 실현해 보고 싶던 찰나, 내 관심 산업과 유사한 산업의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하는 스타트업에 마케터로 취직을 했다.




회사 생활은 무척 흥미로웠다. 스타트업인 만큼 나름 기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지금도) 하고 있고, 때문에 그만큼 부담감도 느꼈지만, 매우 흥미롭고 기대가 되는 지난 3개월을 보냈다. 



무엇이 변한걸까?


어우 빨리 집에가서 쉬어야겠다


그런데 취업을 하고 근 3개월 간 내 일상엔 큰 (부정적) 변화가 있었다. 바로 퇴근 후의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 시간'이 된 것이다. 취준 기간 뿐 아니라 심지어 전 직장을 다닐 때도 항상 '계획대로 살아야 하는 사람'이었다. 주말은 그렇다치더라도 회사를 다녀오는 평일에는 1분 1초도 허투루 사용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매월, 매주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플랜과 시간 계획을 짜 한주 한주를 살아갔었다.


작년 다이어리 속 한 주간의 기록들 / 목표와 계획들을 적어놓았다.


그런데 올 해 취업 후 3개월 동안에는 작년의 내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퇴근 후 집에 오면 8:30 ~ 9시. 전 직장을 다니던 때와 다를 바 없다. 오직 변한 건 '나' 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나의 마음이 식어있었다'. 


미래를 준비하며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1분 1초를 조급해하며 써보려고 했던 나에서 그냥 '오늘은 회사를 다녀온 것만으로도 최선을 다했다', '지금은 회사에 적응해야 하는 시기니까 괜찮아'라고 속삭이며 나아짐 없는 하루들을 쌓아온 것이다.


올 한해 다이어리 속 한 주간의 '공백'들 / 목표가 없으니 계획이 없다.


다시 돌아가야지 예전의 나로

이렇게 변해버린 나를 깨닫기 까지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누구보다 시간을 아끼던 내가 도로 위에 쏟아지는 빗물이 하수구로 흘러 내려가듯이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 보냈다는 게 가끔은 어이가 없다. 작년의 나는 어떤 동기와 자극으로 저렇게 '치열'하게 살았었을까?


이번주부터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다시 돌아가는 데까지만 해도 1~2주 정도는 걸릴 것 같다. 무엇보다 '없어져버린 목표'를 다시 찾아야 하니까. 생각해보면 작년의 내가 세웠던 대부분의 목표는 업무적으로든 개인 취미활동으로든 도전해보고 싶단 생각이 드는 것들로 채워졌었던 것 같다. GA, 파이썬, SQL,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 같이 마케터라는 넓은 범주 속 내가 해보지 않았던 데이터나 리서치와 관련된 영역들을 많이 도전했었다. 취미활동으로는 (몇 번 해보고 다 접었던) 유튜브, 아트워크, 블로그 같이 1인 미디어 시대에 나름 편승해 보고 싶었던 도전의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올 한해는, 작년처럼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기 보다는, 그 중 몇개의 주요 목표들을 꾸준히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든다. 작년 자기계발 도서를 읽으며 가장 많이 본 구절이 '글쓰는 연습을 하라'인데 그렇기에 브런치 또한 그 중의 하나이다. 유튜브를 통한 1인 미디어로 성장해 볼 계획도 있다. 


계획을 하기 앞서 목표가 있어야 함을 절실히 깨달은 지난 3개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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