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bbon

의식을 한다는 행위

by Ein Mingu
2014년 4월 16일, 잊지 않는다는 것은 고된 일이다.

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2014년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지녀보지 않았던 물건이다. 굳이 내색하기 싫었기 때문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굳이 의식적으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노란 리본을 달지 않은 나도, 감수성이 충분한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결국 잊었다. 수 없이 기억하겠다고 외쳤지만, 무엇 때문에 망각했는지도 모르게 순식간에 기억은 사그라졌다. 기억이 잊히자 거리에서 종종 마주쳤던 노란 리본도 자취를 감췄다. 어쩌면 그 반대의 과정을 밟았는지도 모른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목 끝까지 차 올랐던 그 울컥했던 느낌은 어디로 증발해 버린 것일까.


그래서 이제야 가방에 노란 리본을 걸었다. 그때의 감수성과, 감정을 언제든 끄집어낼 수 있도록. 이것을 보는 타인도 각자 기억을 환기시킬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 걸을 때면 그들의 시선을 새삼 느낀다. 무언가를 잊지 않는다는 것이 힘겹고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 한 번 사무치게 깨달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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