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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Jun 16. 2021

사라진 아이들

낯선 설렘: 중국

#응답하라 #어린시절 #골목길 #스마트폰 #비대면 #출산 #인구 #저출산 #감성현




그 당시 골목엔 하루 종일 괴성을 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커다란 개를 얼싸안고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이들,

문방구 오락기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르는 아이들,

맨바닥에 앉아 모래와 돌멩이로 소꿉놀이를 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모두가 뉘엿뉘엿 해가 저물도록 골목을 뛰놀았다. 

엄마가 불러서 중간에 가버린 아이들도 있었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는 온 동네가 떠나가라 울면서 가버린 아이들도 있었다. 


이렇게 하나둘씩 사라진 아이들의 모습은 

언제부터인가 더는 볼 수 없다. 


모두들 어딘가에 꽁꽁 숨어버린 건지 

어지간해선 그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이제 골목은 너무도 조용해졌으며, 

대문 밖으로 빗자루를 들고 뛰어나와 ‘다른 데 가서 놀아!’라며 

호통치던 아줌마의 모습도 덩달아 사라졌다. 

간혹 아이들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하지만, 

무엇이 그리 바쁜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 


아이들이 사라진 후부터 내 추억도 함께 사라졌다.


하루 종일 뛰놀다 목이 마르면 아무 집 마당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고 목을 축이곤 했는데, 

겨울엔 흘러내린 콧물 때문에 입 언저리가 늘 부르터 있었고, 

여름엔 제대로 씻지 않아 생긴 땀띠 때문에 밤새 가려움에 잠 못 이뤘는데, 

아이들은 유년 시절의 내 기억도 함께 가지고 사라져 버렸다.


중국, 베이징 / 후통이라는 곳은 시간이 과거로 되돌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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