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현 Jul 19. 2021

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닌다는 것은

낯선 설렘: 필리핀

#동남아 #아세안 #필리핀 #마닐라




아빠 많이 보고 싶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요.


피플 인 마닐라: 인터뷰#2


“우리가 책에 나오는 거예요?”

아이들의 엄마가 날 소개하면서, 

“작가 아저씨가 간단한 인터뷰를 할 거야.”라고 상황을 설명해 주자 대뜸, 

자매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을 모아 내게 물었다. 


책은 아니었다. 

감성현이라는 작가가 마닐라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해 줬더니, 

“아~”라며 조금은 아쉬운 표정을 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이제, 한국의 많은 가족들은 기러기 가족이 되는 아픔을 감수하고, 

자녀들을 외국으로 조기유학을 보내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자녀가 남들보다 더 좋은 (특히 영어에 있어서 만큼은) 교육을 받게 하고 싶은 부모의 심정은 

말하면 입이 아프고, 생각하자면 가슴이 아프도록 왜 알지 못하겠는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난 아이들의 입장을 직접 들어 본 적은 없었다. 

실제로 먼 외국에서 고생하며 공부하는 것은 부모가 아니라 아이들이지 않는가! 

대부분 부모를 통해서, “우리 애는 정말 적응도 잘하고, 열심히 해요.”라는 얘기는 숱하게 들었지만, 

정작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한국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울며 겨자 먹기로 부모가 시키니깐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아닐까?

 

Judy

어느 날 엄마 가요. 

마닐라로 전학을 가보지 않겠냐고 물어보셨는데요. 

그때, 처음으로 곰곰이 생각했었어요. 

사촌 오빠 가요, 외고에 다니는데요, 정말 멋있어 보였거든요. 

저도 앞으로 외고에 가고 싶은데요, 

그래서 영어 공부가 꼭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엄마한테 마닐라로 전학 가자고 말했어요. 

솔직히 말하면요, 원래는요. 미국으로 가고 싶었는데요. 

동생이요, 너무 어려서 비자가 안 나왔어요. 그래서 마닐라로 온 거예요.

 

초등학생이 외고를 고려하고 있다고? 

인문계를 갈까? 공고를 갈까? 외고나 예고를 갈까 하는 고민은 

중학교를 졸업할 때 잠깐 하는 게 아니던가? 


나는 인터뷰를 하면서 슬며시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 

겉모습은 영락없는 개구쟁이 아이인데, 얘기를 하면 할수록, 

내가 정말 초등학생과 인터뷰를 하고 있나 싶은 마음에서였다.


GHam

한국 학교랑 여기 학교랑 가장 다른 점은 뭐가 있을까요?


Judy

시설 문제가 가장 달라요. 

여기는 아무리 명문이라고 해도요, 시설이 너무 안 좋아요. 

정수기 같은 것도 한국은 각 층마다 설치가 되어 있는데요, 

여기는 학교 전부 합쳐서 달랑 하나 있고요, 그것도 좀 지저분해요. 

그리고 화장실은 물이 잘 안 나오고요, 변기 물도 잘 안 내려가서 냄새도 나요. 

그리고 여기는 날씨가 정말 덥잖아요. 에어컨이 있는 반도 있는데, 우리 반은 에어컨이 없어요. 

그래서 너무 덥고, 땀도 많이 나고 하니깐 짜증 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여기 날씨에 적응해서 그런지 별로 덥지 않지만요. 

선생님들도요, 자기가 학교 나오기 싫으면 어느 날은 막 안 나오고요. 책임감이 없다고 할까요? 

그리고 학교 수업이요, 전부 영어로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반 정도는 타갈로그어로 해서요. 

그때는 못 알아들으니깐 답답해요. 

그리고 또 뭐가 있지? 아, 맞아요. 도시락이 달라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데요. 

여기 친구들은 맨밥에 닭다리 하나. 아니면 맨밥에 바비큐 하나, 이러거든요. 

근데 한국 친구들은 반찬이 많잖아요. 

그래서 필리핀 친구들이 부러워하고, 같이 나눠 먹고 그래요. 

아.... 그래도 여기 학교 좋아요.


뭐가 좋다는 걸까?

ㅡ..ㅡ

 

지금까지 단점만 얘기하던 주디는 갑자기 자신이 학교 흉만 본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결국엔 “그래도 좋아요.”라는 말로 일단락 지으며 미안한 듯 혀를 빠끔히 내밀고 웃었다. 


좋다는 건, 결국, 그래도 자신이 꿈꾸는 영어는 배우기 때문이 아닐까? 

너무 어린 나이(적어도 내가 볼 땐)에 한 부분만 파고들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임에도 자신이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그렇게 정해진 목표를 향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도 했다.


나는 저 나이 때 뭘 했었지?

받아쓰기 시험에서 빵점을 맞아서 손바닥에 불이 나고, 

하교 길엔 쉽사리 지나칠 수 없는 오락실의 유혹에 빠져, 

오락 삼매경에 빠졌다가 날 찾으러 온 엄마에게 엉덩이가 떨어져 나갈 정도로 맞은 기억이 전부였다. 


요즘 애들, 조숙하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GHam

배우는 건 어때요? 학교에 다니니깐 영어 외에도 많은 것을 배우잖아요.


Judy

배우는 건요, 솔직히 여기가 한국에 비하면 많이 뒤처지는데요. 

전 일단 영어를 배우러 왔으니깐 괜찮아요. 

여기가 영어는 더 잘하거든요. 

근데요, 영어는 내가 한국에 있는 친구들보다는 잘하게 되겠지만, 나머지 부분은 뒤쳐질 수 있잖아요. 

그래서 여기 올 때 국어랑 수학이랑 문제집을 가져왔는데요, 

영어공부 때문에 솔직히 날마다 정해놓은 분량을 잘 못해요. 

그래서 생각한 게요, 일단은요, 여기서 중학교 1학년까지 다니면서 영어에만 집중하려고요. 

나머지 과목들은.... 사실, 여기 오기 전에 중학교 1학년까지 선행을 하고 왔거든요. 

그래서 크게 걱정은 안 해요.


저기요, 어머니. 

초등학생 맞죠? 

저에게 뭐 속이시는 거 없으시죠?


Sun

저는요. 처음엔 말도 서툴고, 발음도 이상해서 친구들이 많이 놀리고 그랬는데요. 

이젠 많이 늘어서 안 놀려요. 

지금은 친구들이랑 얘기하는데 전혀 불편하지도 않아요. 

그래도 아직 그래머(Grammar)는 좀 어려워요.


그래머! 난 대학에 가서 처음 알게 된 단어인데. 

9살 아이에게서 그래머란 단어를 듣는 순간, 

마치 9살 아이가 입에 담아서는 안 되는 말이라도 한 것처럼 난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아. 

아이 같지 않은 아이들의 인터뷰는 계속된다. 


Judy

한국은 외국에서 전학 오고 그러면, 왕따 시키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여기 친구들은 그렇지 않고 상냥하고 착해요. 

물론 몇몇 애들은 별로 착하다는 생각이 안 들기도 한데요, 그런 애들은 어디 가나 있잖아요. 

그런 애들은 무시하면 돼요. 

그리고 학교가 3시에 끝나면 집에 안 가고 5시까지 학교에 남아서 놀아요. 

학교 말고는 놀만한 곳이 없거든요.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엔 친구들끼리 만나는 거 없어요.


Sun

저는요, 한국에 있을 때는요. 

친구들 만나서 자전거 타러 가거나 TV 보거나 하면서 엄청 놀았는데요. 

여기 애들은 필리핀 애들끼리만 놀고 그래서요, 

한 번도 같이 어디 가서 놀아 본 적은 없어요. 

여기 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좀 알아봤는데요, 정말 놀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락기도 가져오고, 읽을 책도 많이 가져오고 그랬어요. 

그래서 심심하진 않아요. 


GHam

학교에 한국인 많지 않아요? 한국 친구들이랑 놀면 되잖아요?


Judy

한국인은 우리 반에선 저 혼자고요. 

동생도 동생 반에선 동생 혼자예요. 

일부러 한국인이 많지 않은 학교로 갔어요. 

처음에 왔을 때 2주 정도 다녔던 학교는요, 

한국 친구들은 반에서 12명. 필리핀 친구들은 고작 3명이었거든요. 

그래서 맨날 한국말만 하고 영어를 전혀 안 써요. 

저도 한국말만 쓰게 되잖아요. 그래서 곧바로 한국 친구들이 별로 없는 지금의 학교로 옮겼어요.


주디와 썬은 마닐라에 온 지 3개월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외국어를 빨리 배운다고 하더니, 3개월이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무척이나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에서 이미 어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를 했었다고는 하지만, 

하루에 고작 한두 시간 배우는 것이 이곳 생활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됐을까 싶었다. 

여기에서 영어는 곧 생존이 아니던가! 

아마도 주디와 썬은 마닐라에 처음 도착했을 땐, 

귀가 있어도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 답답함과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는 억울함이 공존한,

그로 인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어땠을까? 처음엔.

 

Judy

못 버틸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처음에 왔는데요 차선도 없고 차들이 막 끼어들고 그러잖아요, 너무 놀랬어요. 

그리고 길거리 지나다니면 본드 하는 사람도 많잖아요, 정말 무서웠어요. 

한국인이라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도 싫었고요. 

학교도요, 영어로만 수업하는 게 아니잖아요. 

타갈로그어도 50% 정도 해서요 알아듣지 못하고요. 

솔직히 처음엔 영어도 잘 안 들려서 답답했어요. 

그래서 그냥 학교 가기 싫어서 운 날도 정말 많았는데요 엄마가 이해해주고, 잘 다독거려줘서 괜찮았어요.

영어는요, 투터랑 과외도 하고, 계속 학교에 다녀보니깐 이젠 되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선 토요일에 따로 보충 수업을 하거든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건 아니고, 

부진한 학생들을 위해서 하는 수업이라 필리핀 친구들도 그 수업에 나와요. 

아무튼 그것도 많은 도움이 되고, 그래서 이젠, 못해도 1년은 버티겠구나 싶어요. (웃음) 


정말, 거짓말 하나 없이, 

내가 따로 정리한 게 아니고 주디와 썬의 입에서 이 모든 얘기가 나왔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제 고작 초등학생이라고! 

인터뷰를 하면서 내가 대학생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정말 초등학생이랑 얘기를 나누고 있는지 헷갈릴 정도였다. 


나의 상식으론 아이들은 공부를 지겨워하고, 하루 종일 놀고 싶어 해야 했다. 

주디와 썬도 칭얼거리며 놀고 싶다고, 공부하기 싫다고 엉엉 울어대야 했다. 

그래서 결국, 가슴속 깊이 하고 싶은 얘기를 던졌다.

공부가 재미있어? 안 놀고 싶어?라고.


 Judy

아저씨. 공부가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해야 하니깐, 이왕이면 즐겁게 하는 거죠. 

제 꿈이 초등학교 교사를 하는 건데요. 임용고시를 보잖아요. 

우리 엄마도 임용고시 준비하시는데요, 3차가 외국인이랑 프리토킹하는 건데 

굉장히 어려워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라도 열심히 해서 엄마의 꿈을 대신 이뤄 드리고 싶어요. (웃음)


Sun

처음엔 영어 공부를 했을 때는 지루하고 하기 싫었는데요. 

이젠 내가 영어로 말할 수 있고,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어요. 

내가 영어로 말하는 게 신기하기도 해요. 

그리고 내 꿈이요. 하버드 대학에 들어가서요. 미국에서 가수를 하는 건데요. 

영어로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그래서 영어 열심히 공부해요.


가수와 하버드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차라리 줄리아드(Juilliard)를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엉뚱한 썬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아, 그래, 아이는 아이구나. 싶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래, 아이는 아이답게. 

제발 그렇게 자라죠.


주디와 썬에게 영어에 있어서 만큼은 확고한 목표(?)도 있고, 

그것을 위해 어린 나이임에도 열심히 하고자 하는 투지도 있다. 

그렇지만 인터뷰가 계속될수록, 나에겐 뭔가 공허함이 느껴졌다. 

아이가 아이답지 않다고나 할까? 

그래, 영어가 아닌 다른 얘기를 하다 보면 아이만의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마닐라에 와서 많은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내가 의도적으로 어떤 대답을 듣기 위해 이렇게 안간힘을 쓴 적도 없었다. 

내 기필코 주디와 썬을 울리고 말리라. 

(이상하게, 내가 점점 아이가 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ㅡ..ㅡ)


GHam

기러기 가족이잖아요. 아빠 안 보고 싶어요?


아! 유치해라. 이건 마치 아이들끼리, 싸우다 질 것 같으면, 

“너희 아빠는 뭐 하시니?” 하는 것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특히, 아빠라는 단어를 듣고 고개를 숙이고 잠시 말을 멈춘 주디의 풀 죽은 모습을 보면서, 

나란 사람 정말 못났다 싶었다.  


Judy

많이 보고 싶죠. 

매일 인터넷으로 아빠랑 화상 통화하는데요, 그때마다 너무 보고 싶어요. 

그래서요, 사실 영어가 1년 한다고 잘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제 욕심엔 3년 정도는 싶은데,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요. 

정말 열심히 해서 3년 할 거, 1년 만에 끝내려고요. 


졌다. 

정말 그 말 밖에는 할 말이 없다.

어쩜 이리 똑 부러질까. 


Sun

언니랑 저도 아빠 많이 보고 싶은데요. 

사실은요, 엄마가 더 많이 보고 싶어 해요. 

엄마는요, 맨날 말로는 영감탱이 안 봐서 좋다고 하는데요, 

제가 보기에는 엄청 아빠 좋아하고,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어 해요.

 

Judy

여기 와서요. 

엄마가 잔소리가 없어졌어요. 

제가 힘들어하니깐, 이해해 주셔서 잔소리를 안 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잔소리할 게 없어서 그런 거 같아요. 

한국에선 제가 옷을 더럽히거나, 방 정리를 안 하면, 잔소리하셨는데요, 

여기선 아떼(가정일을 도와주는 도우미 여성, 아떼는 따갈로그어로 '언니'를 뜻한다)들이 다 해주니깐요. 그래서요, 이젠 그런 건 잔소리 안 하세요. 

엄마는요, 여기 와서요 많이 편하데요. 


Sun

대신, 아빠가 힘들어해요. 

빨래랑 밥이랑 다 하시니깐요. 

살도 많이 빠졌어요.


맞는 말이다. 

기러기 가족이 된다는 거. 

그 어떤 가족이 원하고 좋아하겠는가! 

그리고 그 생활이 어찌 행복하고 즐겁겠는가! 


(물론.... 신나 하는 가족을 몇 보긴 했다. ㅡ..ㅡ)


아직, 너무 어린 썬은 정확히 그런 생활이 확실하진 않아도,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주디는 벌써 철이 든 걸까? 너무도 어른스러운 모습에 말없이 꼭 안아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을 얘기해 달라고 했더니, 

썬은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된장찌개라고 했고, 

주디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떡볶이가 가장 먹고 싶다고 했다. 


문방구. 

몇십 년 만에 다시 들어보는 단어였다. 


문방구는 학용품 외에도 장난감도 팔고 불량식품도 팔고, 

주디의 말처럼 떡볶이, 어묵, 순대도 파는, 

아이들에겐 보물창고 같은 곳이며, 

혹 몇몇 아이들은 문방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이다음에 커서 꼭 문방구 주인이 되겠다고 다짐해, 

부모의 속을 끓게 하기도 했다. 


주디에게서 문방구란 단어를 듣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아직은 아이들이구나. 

왜 놀고 싶지 않겠는가. 

왜 군것질을 하고, 

친구들과 해 질 녘까지 뛰어놀고 싶지 않겠는가. 


견뎌 내고 있었다. 

여리고 작은 날개를 바르르 떨며, 꾹 참고 있었다. 


언젠가 그 작은 날개가 자기 키만큼 자라는 날,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마음껏 훨훨 날아가는 꿈을 위해서 견뎌 내고 있었다.


3~4년 후. 

만약 주디가 날 기억한다면, 

꼭 한 장, 주디의 사진을 받고 싶다. 

잔뜩 힘이 들어간 외고의 교복을 입고,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사진을. 


아,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흐르면, 

레코드 가게에서 썬의 CD를 한 장 사고 싶다. 

하버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의 명가수라는 타이틀이 새겨져 있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니까. 

적어도 주디와 썬의 꿈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외국에서 하숙집을 운영한다는 것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