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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Aug 24. 2021

사랑엔 저작권이 없다

낯선 설렘: 일본

#일본 #도쿄 #동경 #서울 #동경서울






꽃보다 가방

女_과거: 서울, 삼성



뭐 하러 사 왔어.

 

말과 표정이 일치하지 않잖아. 

좋다고 웃으면서.


그럼, 어떻게 해? 

꽃다발 받고 짜증이라도 낼까?





리메이크 러브

女_과거: 서울, 삼성



사랑엔 저작권이 없어. 

누구나 비슷비슷한 사랑을 하고 

과거의 사랑에 살을 보태며 다듬어 가는 거니까. 


가끔은 그게 너무 속상해.


나에게 했던 말, 

나에게 내밀었던 손길,

나에게 보여줬던 감정.


다른 누군가가 똑같이, 

아니 더 근사하게 받을 테니까.


그래서, 널 놓아줄 수가 없어. 


내가 받는 이 사랑.

나만을 위한 유일한 사랑이 아니게 되니까.






혼자

男_현재: 동경, 이이다바시



혼자 술 먹어도 처량한 기분이 들지 않는, 

이거 하나만은 참 좋다. 

말 걸기 전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신경 쓰고 있다는 어색한 기류조차 흐르지 않아서 좋다. 

위기 탓인지, 

빈속으로 하루 종일 걸어서인지, 

고작 맥주 한 모금에 정신을 놓을 것 같아서,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서야 

가슴이 답답해진다. 


혼자가 싫다. 

가끔은. 

개미의 눈물만큼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 


자존심이 강해서 한 번도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은 내가 

유일하게 아이처럼 울 수 있었던. 

당신이 

몹시도 그립다.





마리오네트

男_현재: 동경, 이이다바시



당신의 손길이 날 움직이게 한다. 

그 손길을 따라 일어서고 인사하고 춤을 춘다. 

난 춤추는 걸 좋아한다. 

흔들흔들 거리며 팔을 뻗고 발을 구르며 행복에 빠져든다. 

하고 싶은 걸 맘껏 할 수 있게 해주는 당신이 늘 고맙다. 


하지만, 지금. 

죽은 듯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서, 

숙여진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있다. 


나, 

일어서고 싶다. 

춤을 추고 싶다. 


당신 없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걸 알면서 

어떻게 날,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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