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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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_과거: 서울, 당산
태어나서 처음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 순간에
다리가 녹아 없어지는 새가 있대.
그 새가 땅에 내려오는 날은 평생에 단 한 번.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서래.
나, 너무 지쳤거든.
그래서 이제 그만 쉬고 싶은데,
허공에 손을 뻗어 그 작은 새가 손 끝에 앉게 하는 게
너에겐 그렇게 힘든 일이었니?
그래도 고마워.
작은 몸짓이었지만,
잠깐이라도 내게 손을 내밀려 움찔했던 것만으로도.
안녕.
그리고 안녕.
영원히...... 안녕.
女_과거: 서울, 당산
남녀 간의 우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남녀가 몸을 섞으면 다시 친구로 돌아갈 순 없다잖아요.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요.
그래요, 둘 사이에 없었던 일로 쳤다고 해요.
그 후 서로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친구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개해 줄 수 있어요?
소개할 수도 없는 사람을 친구라고 할 순 없죠.
남녀 간의 우정은,
진정한 자신의 짝이 나타날 때까지라는 기간을 정해둔
일종의 계약 연애일 뿐은 아닐까요?
키스는 안 된다.
섹스는 안 된다.
온갖 규칙만 가득한.
사랑과 우정을 정의하려는 건
확인일뿐이죠.
난 사랑인데 넌?
난 우정이야, 그러니 거기까지만.
그런 이유일 뿐이죠.
그래요.
그렇다면 우정이라는 것도
사랑처럼 영원하진 않은 거잖아요.
그러니 그냥 이 순간,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지내요.
사랑이던, 우정이던
일부러 정할 필요가 있나요?
男_현재: 동경, 시나가와
울고 싶을 땐 하늘을 본다고 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슬퍼도
물가에 비친 하늘을 보면서 눈물을 삼킨다고 했다.
그땐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물가에 비친 하늘을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고서야 알았다.
당신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해놓은 건지.
男_현재: 동경, 시나가와
당신과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이 이젠,
가장 견디기 힘든 아픔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네, 참 눈물겹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