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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Aug 30. 2021

사랑과 우정을 정의하려는 건

낯선 설렘: 일본

#일본 #도쿄 #동경 #서울 #동경서울






다리 없는 새

女_과거: 서울, 당산



태어나서 처음 하늘로 날아오르는 그 순간에 

다리가 녹아 없어지는 새가 있대. 


그 새가 땅에 내려오는 날은 평생에 단 한 번.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서래.


나, 너무 지쳤거든. 

그래서 이제 그만 쉬고 싶은데,

허공에 손을 뻗어 그 작은 새가 손 끝에 앉게 하는 게

너에겐 그렇게 힘든 일이었니?


그래도 고마워. 

작은 몸짓이었지만, 

잠깐이라도 내게 손을 내밀려 움찔했던 것만으로도.


안녕. 

그리고 안녕.

영원히...... 안녕.





남사친 여사친

女_과거: 서울, 당산



남녀 간의 우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남녀가 몸을 섞으면 다시 친구로 돌아갈 순 없다잖아요. 

없었던 일로 하자고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까요.

그래요, 둘 사이에 없었던 일로 쳤다고 해요.

 

그 후 서로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친구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소개해 줄 수 있어요?

소개할 수도 없는 사람을 친구라고 할 순 없죠.


남녀 간의 우정은, 

진정한 자신의 짝이 나타날 때까지라는 기간을 정해둔 

일종의 계약 연애일 뿐은 아닐까요?


키스는 안 된다.

섹스는 안 된다. 

온갖 규칙만 가득한.


사랑과 우정을 정의하려는 건  

확인일뿐이죠.


난 사랑인데 넌?

난 우정이야, 그러니 거기까지만. 


그런 이유일 뿐이죠.


그래요. 

그렇다면 우정이라는 것도 

사랑처럼 영원하진 않은 거잖아요. 


그러니 그냥 이 순간,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지내요.

 

사랑이던, 우정이던

일부러 정할 필요가 있나요?






물속에 담긴 하늘

男_현재: 동경, 시나가와



울고 싶을 땐 하늘을 본다고 했다.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로 슬퍼도 

물가에 비친 하늘을 보면서 눈물을 삼킨다고 했다. 


그땐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물가에 비친 하늘을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고서야 알았다. 


당신은 도대체 나에게 무슨 짓을 해놓은 건지.





기억이 변하다

男_현재: 동경, 시나가와



당신과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이 이젠,

가장 견디기 힘든 아픔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참, 고맙습니다. 

네, 참 눈물겹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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