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설렘: 일본
#일본 #도쿄 #동경 #서울 #동경서울
女_과거: 서울, 안국
왼쪽엔 네가 서 있고, 오른쪽엔 내가 서 있는 거야.
그리고 각자가 앞만 보고 걷기 시작하는 거지.
빨리 걸어도 되고, 천천히 걸어도 돼.
가장 중요한 건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는 거야.
우리가 운명이라면
드라마 속 매번 나오는 장면처럼
결국엔 마주치게 되겠지.
어긋나면 어떻게 하냐고?
무슨 걱정이 그렇게 많아.
운명을 믿어보자니까.
자자. 어서 저쪽으로 가.
준비됐어? 자 그럼 시작한다!
걱정하지 마.
난 골목 모퉁이에서 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을 테니까.
난 바보처럼
사랑을 운명 따위에 맡기진 않아.
女_과거: 서울, 안국
손을 잡기 전 망설인 건,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야.
입을 맞추기 전 망설인 건, 하기 싫어서가 아니야.
함께 자려하기 전 망설인 건, 원치 않아서가 아니야.
이러다 모든 걸 망쳐버리게 될까 봐.
단지, 그게 내 몸을 움찔하게 했던 거야.
섹스도 사랑이라는 생각은
남자를 알기 전까진 상상도 못 했어.
男_현재: 동경, 아사쿠사
자신이 믿고 있는 종교와 다르더라도 소원을 빌어 본다는 건 나쁜 건 아니다.
돌이 쌓여 있으면 그 위에 돌 하나를 얻고 소원을 빈다던가,
동전이 빠져있으면 그 연못에 동전 하나를 던지고 소원을 비는 것처럼.
적어도 스쳐가는 삶의 순간,
소원을 빈 순간,
당신이 행복하길 빌었다는 게 중요하니깐.
그래도 이젠,
당신이 아닌 날 위해,
당신이 행복하길 빈다.
당신이 행복하지 않다면
왠지 슬퍼지는 기분이 들 것 같아서.
男_현재: 동경, 아사쿠사
이별을 했다면 철저히 고독해져야 합니다.
코트 깃을 올리고 낙엽이나 밟는 어설픈 고독이 아닌,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쏟아내 철저히 고독해져야 합니다.
사랑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또 있고,
그 사랑을 만났을 때 어설픈 상처를 끄집어내 진상이란 소릴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차라리 깔끔하게 고독의 저 바닥까지 내려가야 합니다.
지난 사랑 따위엔 조금의 미련도 남지 않도록.
아무런 기억도 떠오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금은,
고독해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