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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현 Aug 31. 2021

7시 22분

낯선 설렘: 일본

#일본 #도쿄 #동경 #서울 #동경서울






지중해, 산토리니

女_과거: 서울, 독산



파란 하늘을 보면 지중해가 떠올라.

머릿속은 온통 산토리니로 가득 차오르지.


언젠가 꼭,

함께 가자고 하고 싶어. 


지중해에선 꺼져가던 사랑도 다시 불타 오를 것 같으니까.

아마도 <맘마미아>를 봤기 때문인가 봐.





아픈 거, 그거 하지 마

女_과거: 서울, 독산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너의 목소린 힘이 없었어. 


“목소리가 왜 그래?”

“감기야.”

“괜찮아?”

“응.”


그리고 곧장 넌, 

내가 아팠을 때 밤새도록 옆에서 간호해줬던 이야기를 했어.


알아.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이 한순간에 모두 떠올랐지. 

그건,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인 감정이었어. 


“왜 아프고 그래!”

미안함에 괜히 화를 냈지. 

당황한 너는 곧바로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고, 

그 모습에 더욱 미안해진 난 서둘러 전화를 끊어버렸어. 


이제, 그만하고 너에게 돌아가야 하는 걸까? 

하지만, 발길이 돌려지지가 않아.


어쩌면, 

날 돌아가지 않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아픈 거. 

그거 하지 마.






7시 22분

男_현재: 동경, 긴자



괜한 짓을 했다. 

이렇게 되길 바라면서도 설마 이렇게 될 거라 믿진 않았다. 

당신의 이름을 적어봤다. 

차마 버리지 못했던 당신 사진 위에. 

내 마음이 괜찮다 했다. 

가슴 한 구석을 꾹 하니 누르고 있던 무언가가 툭 하고 떨어져 나간 느낌이, 

좋다기보다는 그냥 허전했다. 

차라리 아파하며 살 걸 그랬다. 

문득 바라본 시간, 일곱 시 이십이 분. 

더 이상 당신이 밉지 않았다. 





제발

男_현재: 동경, 긴자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 

이런 거 이제 지겹습니다. 


사랑한다고 이별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이별한다고 다시 사랑하지 않을 것도 아니면서, 

유별나게 징징댈 필요 없잖습니까.

 

그냥, 즐겨보던 드라마의 마지막 회를 보는 것처럼. 

보는 동안 즐겁게 보면 되고, 끝나고 나서는 아쉬워하면 되잖습니까. 


사람 감정이란 게 그렇게 무 자르듯이 쉽지 않다고 하겠지만, 

쉽지 않으면 또 어떻게 하겠습니까. 


쉬워서 하고, 어려워서 안 하는 게 사랑은 아니잖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을 시작하라면, 


오, 제발! 됐습니다. 





고백

男_현재: 동경, 긴자



시간이 지나갈수록 아프지 않잖아요. 

시간이 지나갈수록 잊어 가잖아요. 

시간이 지나 이제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한다 고백하고 있잖아요. 


왜 사람을 변하게 만드나요! 

왜 사람을 살게 해서 거짓말쟁이로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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